엄마 아빠, 저 큰딸 승혜예요. 이렇게 편지 쓰는 거 정말 오랜만이죠. 요즘 날씨가 더웠다가 추웠다가 변덕이 심하네요. 이런 날씨에 특히 건강 조심하셔야 한대요. 제가 어느덧 18살이 되었어요. 시간은 빨리 간다더니, 이렇게 편지를 쓰다보니 그 빠름이 새삼 느껴지네요. 요즘 저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그거 알면서도 항상 집에 오면 짜증만 내고 방에 혼자 틀어 박혀 있어서 죄송해요. 엄마, 제가 고등학교로 올라온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많이 반대하셨던, 제가 학교 옮겼던 일. 엄마가 보통 어른들과 같이 인문계와 실업계를 너무 다른 편견으로 보시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렇지만 엄마. 그걸로 인해 엄마께 너무도 버릇없이 상처 드리는 말을 한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요.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이 학교에서 잘 생활하고 있잖아요. 저는 정말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반대하셨던 결정이었던 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무엇을 하든지 예전보다 더 노력하고 있어요. 엄마, 더 잘 할 자신이 있어요. ^^요즘 감기몸살로 고생하시는 아빠. 아빠도 기억하기 싫으시겠지만 몇 년 전에 아빠가 무지무지 아프셨잖아요. 그땐 정말 무섭고 힘들었어요. 저보다 훨씬 더 힘드실 아빠에게 제 불안이 들킬까 싶어 조바심 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런데 요즘 아빠가 자꾸 아프시니까 또 다시 걱정되고 가끔씩 무서워지곤 해요. 아빠, 정말 건강하셔야 해요. 엄마와 우리들이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엄마 아빠, 얼마 전 제가 길을 가다가 부모의 손을 잡고 투정과 재롱을 부리는 아기를 본 적이 있어요. 제게도 저런 재롱이 귀여웠던 때가 있었겠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아긴가 봐요. 아직도 엄마 아빠에게 여전히 투정과 재롱을 부릴려나 하나봐요. 큰딸이 좀더 의젓해야 할텐데... 엄마 아빠, 좀더 믿음직한 큰딸 승혜가 되도록 할게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신승혜(양산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