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거기에 두고
산 모퉁이 굽이 돌아오던 길에
가시는 길 주신 옷 한 벌 옷고름 소매가
다 젖도록 목 울음 삼키며 뒤돌아 오던 그 길이
엊그제 인가 합니다.어릴 때 어머님 일찍 여의시고 외로움 혼자
감추며 살아오신 당신!
당신이 겪은 가난과 외로움을 우리 육 남매에게
대물림할까 밤낮으로 열 손가락 마디마디
성한 곳 없이 일만 하셨지요.
동트기 전 새벽녘이면 어김없이
소를 몰고 우시장으로 향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살아생전 자식들에게 사랑한다 표현은 안 하셨지만
눈 감으시던 순간마저도 당신의 눈물 머금은 두 눈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넘쳤습니다.
여섯 자식은
당신 무덤 두 팔로 끌어안고 속 울음 내어
"아부지요! 아부지요!"
라고 목 놓아 불러 봅니다.
당신은 돈도 명에도 아닌
사랑이라는 따뜻한 마음을
우리 남매에게 물려 주셨지요.
당신이 주셨던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오늘도 이 막내아들은
당신의 손 한번 더 잡아 드리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아부지요! 아부지요!"
당신이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아버지가 그리운 막내아들 올림-
(상북면 석계리 허학(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