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체육관은 바람을 가르는 셔틀콕과 진지한 눈빛으로 땀방울을 훔치는 사람들의 열기로 뜨겁다. 시간은 계속 흘러 10시를 가리키고 그제야 사람들은 라켓과 가방을 주섬주섬 챙긴다.
“오늘 시합 너무 재밌었어요” “저두요. 내일도 한 게임 아시죠?”
웃음꽃을 피우며 땀에 젖은 운동복을 뿌듯해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배드민턴의 매력에 빠져 하루라도 라켓을 잡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양산배드민턴동호회다. 양산의 명문클럽으로양산배드민턴동호회는 명실공이 양산의 명문클럽이다. 1999년 회원 50여명이 모여 동호회를 창단했으며 이곳에서 배드민턴을 배운 뒤 다른 동호회를 창단한 경우도 제법 된다.
2001년 제1회 양산시 생활체육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제7회 양산연합회장기 우승까지 해마다 우승 프로피를 받아 실력 또한 양산 최고로 인정받았다. 양산시 생활체육협의회 배드민턴 협의회에 등록된 10개의 동호회 중 A조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B조와 C조도 고르게 보유하고 있어 회원들 자부심도 최고다. 똑딱볼이란 편견은 그만!“아직까지 배드민턴이라고 하면 동네 어르신들이 공터에서 주고받는 ‘똑딱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알고 보면 배드민턴도 꽤 까다로운 운동이랍니다”문응규(45)회장은 사람들이 배드민턴을 아무 규칙 없이 그저 공만 주고받는 운동으로 생각할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단다. 스매시, 클리어, 드롭과 커트 등 기본 기술만 6가지로 배드민턴 동호인이란 소리를 하려면 이 정도는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스매시는 머리 위 높은 위치에서 빠른 스피드로 상대방 코트로 셔틀콕을 때리는 가장 공격적인 기술입니다. 때리는 타점이 높고 네트와 가까울수록 위력적인데,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는 시속 300km가 넘는 스매시를 구사하죠. 박찬호가 151km로 던지는 것을 비교하면 그 위력을 아시겠죠?”웃음꽃 피는 대가족회원들은 동호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목이라고 말한다.
“회원들이 경기 예절을 지키지 않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동호회 전체 분위기가 나빠지죠. 그래서 항상 한 발 먼저 양보하자고 말해요. 실력이 느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셔틀콕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요”또 초보자가 처음 동호회에 가입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초보자가 연습하는 과정에서 실력자로부터 무시 받고 기존동호회회원에게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 운동을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80명이 넘는 회원들이 서로 자기 식구마냥 챙기기 바쁘다고. 오고가는 눈길 속에서 사랑이 싹튼다는 말처럼 회원들은 서로가 너무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 배드민턴으로 시작한 인연이 이제는 가족처럼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 하루라도 안보면 그리워 매일 연습을 한다는 회원들. 80명이 넘는 대식구지만 새 식구가 더 많이 들어와 이 기쁨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며 밉지 않은 가족 욕심을 부린다.
글_ 조원정 기자 / vega576@ 사진_ 진보현 기자 / hyun00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