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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큰 정부? 아니면 작은 정부?..
사회

큰 정부? 아니면 작은 정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5/22 00:00 수정 2007.05.22 00:00

시장의 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자’는 것이 작은 정부(야경국가, 비개입주의)다. 경쟁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결실을 독식할 수 있다는 매력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러나 ‘돈이 돈을 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당시 사람들은 깨닫지 못했다. 독과점 횡포와 환경오염, 댐, 철도, 항만 등은 민간 기업이 운영하기에 한계를 나타냈다. 공공재 부족, 위법, 탈법 만연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손’의 한계는 결국 수정이 불가피해(수정자본주의) 정부가 개입(개입주의, 큰 정부)하게 됐다.

신자유주의가 등장하면서 시장의 실패를 큰 정부에 돌리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작은 정부란 약자를 배려하고 ’부익부빈익빈’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이에 반해 시장 질서를 전적으로 자본에 맡겨 나타난 모순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괘도수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이 큰 정부요, 수정자본주의인 것이다.

19세기적 자유국가·야경국가(작은 정부, 고전자본주의)와는 달리, 단지 시장 질서를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기지 말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정부가 보장하겠다는 것이 큰 정부(복지국가)다. 1601년 구빈법에서 출발한 자선주의는 1942년 영국의 비버리지보고서를 통해 마침내 집합주의를 너머 보편주의라는 복지이념으로 자리 잡아 작은 정부의 한계를 극복하게 된다. 물론 큰 정부는 사회주의의 등장으로 위기를 느낀 자본주의가 내놓은 카드다.

그러나 국가가 경제 질서에 개입해 국민의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수정자본주의는 ‘복지병’이라는 복병을 만나 또 다시 ‘효율과 경쟁’이라는 시장질서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자본의 주장에 따라 시장은 국가의 간섭과 개입을 줄이고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흔히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경제 질서는 정부실패의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큰 정부는 비록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이념에서 출발했지만 관료제의 내부성과 파생적 외부효과, 정보의 비대칭성, 편익과 비용의 괴리, 권력으로 인한 분배적 불공평성 등이 끊임없이 발생함에 따라 다시 ‘효율’이나 ‘경쟁’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등장하게 된다.

복지예산의 삭감과 긴축재정, 사회보장의 축소, 시장기능의 강화,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신자유주의 이론은 출발에서부터 사회양극화를 비롯한 초국적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본색을 드러낸다. 자본의 논리, 강자의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신자유주의는 약소국에게 강도 높은 시장개방을 강요한다.

1990년 초 등장한 신자유주의는 대기업의 합병, 기업의 해외이전, 외국 노동력의 증가로 기업 효율성을 높이긴 했지만 실업 및 기업의 도산, 사회 양극화 등으로 서민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게 된다.

통계청이 올 1/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와 도시근로자의 한달 평균 소득조사에서 전국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이 8.4배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소득 하위 20%가 100원 벌 때 상위 20%는 840원을 번다는 뜻이다.

‘자유와 평등’ 중 어느 가치가 우선이냐는 질문을 듣는다. 과연 지유만 좋고 기회균등이나 평등이란 폐기해도 좋은 가치인가? 사회주의 붕괴에서 알 수 있듯 자유와 평등은 공존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다. 자유만이 존재하거나 평등만이 존재하는 사회란 없다.

‘효율과 경쟁‘만이 살 길이라거나 사회 양극화가 인간 능력 차이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은 강자의 억지다. 경쟁만 있고 기회균등을 포기한 사회에는 막가파식 범죄만 양산될 뿐이다.

김용택

1945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그는 그 또래 사람들이 그렇듯이 6·25사변과 4ㆍ19. 5ㆍ16이라는 역사의 격변기를 겪으며 살아 왔다. 뒤늦게 교육운동에 뛰어들면서 교사가 할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고 참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 이야기와 MBC 미디어 센터에서 ‘김용택의 교육 이야기’를 제작해 매 주 월요일 방송하고 있다. 저서는 《이 땅에 교사로 산다는 것은/도서출판 불휘》, 《현대사 자료집 /전국역사교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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