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추는 달래도 아닌 것이 부추도 아닌 것이, 향긋하면서도 매콤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나물이다. 이름은 산부추지만 산이 아닌 들에서도 간혹 볼 수는 있다.산부추는 뿌리가 달래와 비슷하게 생겼다. 잎은 부추와 닮았지만 폭이 더 넓고 반으로 접혀 있어 얼핏 보면 파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늘이나 파와 같은 강한 향신료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산부추도 한방에서 강장제, 강심제로 많이 쓴다. 민간에서는 위병이 나거나 비위가 약해졌을 때 즙을 내어 먹기도 한다. 산부추는 부추처럼 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달래처럼 매콤하기는 해도 달콤한 맛이 섞여 있어 날로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나는 봄철에 산행을 갈 때는 된장하고 밥만 싸가는데 즉석에서 온갖 나물을 툭툭 따서 된장을 찍어 먹으면 그렇게 싱싱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산부추도 뿌리에 묻은 흙을 계곡물에 씻어내어 날로 먹는데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는 그만이다.또 산부추를 초고추장에 무쳐 먹거나 된장찌개를 끓여 먹어도 얼큰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산부추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된장에 장아찌를 담그는 것이다. 산부추를 잘 씻어 통째로 된장에 넣어 삭히면 아삭아삭하면서도 매콤한 장아찌가 된다.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 물, 그리고 먹을거리다. 지금이라도 온갖 화학 물질로 버무려진 음식들을 내다 버리고 온화한 대지 위에서 달콤한 빗물과 따스한 햇볕과 순한 바람을 받고 자란 좋은 먹을거리들을 밥상에 올려보기 바란다.
솔뫼. 양산 토박이로 25년간 영축산 토굴에 살면서 3대째 대를 이어 약초와 식물, 자연 생태를 연구해 왔다. 현재 통도사 부근의솔뫼산야초 농장(홈피:
www.솔뫼산야초.kr)에서 우리 고유의 약초와 희귀 야생화를 복원하고 자연에 되돌리는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저서로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 《들고 다니는,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포켓북)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