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녀석’의 곁을 지켜 주고 있다. 아니, ‘그 녀석’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그 녀석’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고, 제 할머니와 함께 있기로 했다. 나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그 녀석’과 함께 했다. 그 녀석은 늘 내가 기쁠 때 함께 기뻐해 주고, 내가 슬플 때 함께 슬퍼해 주었다. 나는 ‘그 녀석’을 지켜 준다는 핑계로 ‘그 녀석’과 함께 있으며, 오히려 ‘그 녀석’의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사람이 언제 행복감을 느끼는지도 알게 되었고,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어느 샌가 ‘그 녀석’에 대한 내 생각들이 바뀌었고, ‘그 녀석’과 나는 서로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그 녀석’을 지켜 주고, ‘그 녀석’은 나를 지켜 주게 되었다.창밖에 꽃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흩어져 내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꽃을 보다 문득 ‘그 녀석’이 떠오른다. 유난히 봄꽃을 좋아하는 ‘그 녀석’이 꽃을 보며 세상에서 제일 환한 미소를 띄울 얼굴이 생각난다.내 마음 속에도 꽃이 피고, ‘그 녀석’의 마음속에도 꽃이 피었다. 내 마음 속에도, ‘그 녀석’의 마음속에도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봄내음이 풍긴다.효암고등학교 3학년 1반 문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