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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계속되는 불법, 단속만으로는 한계..
사회

계속되는 불법, 단속만으로는 한계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5/29 00:00 수정 2007.05.29 00:00
■ 불법 사행성게임장 단속 현장을 가다
단속의지 살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처벌 기준 필요

 

지난달 29일 양산경찰서와 시가 합동으로 법원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실시한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 현장을 직접 동행했다. 북부동에 위치한 ㄱ게임장은 겉으로는 영업을 중단한 것처럼 보였지만 입구에 가득 쌓인 피로회복제병에서 그동안 불법 영업이 계속되어 왔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제보에 따라 이루어진 이번 단속은 경찰 10여명이 투입되었지만 창문을 통해 달아난 손님까지 단속하지는 못해 환전 행위 등의 불법을 조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북부동에 위치한 ㄱ게임장 일대는 무심히 지나는 행인들과 날카롭게 주변을 살피는 경찰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무허가 게임기와 상품권 제공, 환전 행위 등의 불법이 이루어지고 있는 제보를 받은 양산경찰서 사행성게임장 전담반 경찰 10여명은 단속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게임장 주변을 감쌌다. 이날 단속에는 시 행정담당도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처분을 하기 위해 동행했다.

정문과 비상문으로 예상되는 지점 4곳을 불시에 급습한 경찰은 이내 영업장에서 상품권을 이용한 불법 게임기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갑작스런 경찰 단속에 영업장에서 일하던 3명의 종업원들은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했지만 영업장에서 불법 게임을 즐기고 있었을 손님들은 어느 새 비상구 사이에 나 있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간 뒤였다.

갑작스런 단속을 대비해 모의훈련이라도 한 듯이 비상구와 비상구 사이에 있던 창문은 반쯤 열려 있어 단속에 나선 경찰들을 허탈하게 했다. 게임장 내 카운터에는 주변 상황을 생생히 전달하는 감시카메라 화면이 주위를 무심하게 지나는 행인들을 비추고 있었다.

이날 단속을 통해 경찰은 불법 게임기 67대를 압수하고,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현금을 증거로 삼았다. 종업원들은 억울하게 걸렸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경찰의 조사에 임하고 있었다.

게임기에는 조금 전만 하더라도 불법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상품권이 배출되는 곳에는 상품권 수십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게임기 내부에는 현금 다발이 쏟아져 나왔다. 불법 게임기 종류와 대수를 파악한 경찰은 이내 상품권과 현금 등을 증거로 압수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한편에서는 종업원을 상대로 정황 조사에 들어갔다. 영업주의 연락처를 묻는 경찰에 종업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미 불법게임기와 상품권 제공 등의 불법으로 영업정지 처분은 물론 게임기가 압수되어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환전 등의 추가 불법 여부를 밝히기 위해 계속되는 조사에 종업원들은 자신들에게 급여를 주는 사장을 모른다고 답했다.

불법 영업을 하면서 환전 행위를 방치한 종업원들은 도박방조죄 등으로 역시 처벌 대상이 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할 경우 처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교육받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에 성공하더라도 모든 관련자를 엄격히 처벌하는 기준이 부족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행성 게임을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단속 후 처벌 기준이 강화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압수된 67대의 게임기는 조사 이후 즉시 압수되었다. 시 관계자는 "압수된 게임기가 그동안 500여대를 넘어서면서 보관할 장소마저 마땅치 않은 상태"라며 "현재 양산ICD 내 컨테이너를 임대해 보관 중이며 월 12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행성 게임 단속에 더 효율적인 곳에서 사용되어야 할 단속인력은 물론 부수적인 비용마저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동행한 게임장 단속은 눈 깜짝할 새 이루어졌다. 하지만 불법행위 역시 단속 강화만큼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만찮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사행성게임장 단속 현장. 찾는 사람이 있기에 불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을 새삼 떠올릴 필요 없이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엄격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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