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강경덕(19) 선수가 지난달 30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사이닝 보너스 7만5천달러(약 7천5백만원)에 입단 계약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에 가까운 선수가 야구이민을 떠난 지 5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추신수 등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국내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 스카우트를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드래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은 강선수가 처음이다.키 188cm, 몸무게 95kg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강선수는 상북면 석계리 출신으로 소토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위해 부산으로 첫 야구 유학을 떠났다. 강선수 아버지 강삼석(47) 씨는 “경덕이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체육에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부산 대신초와 경남중을 거쳐 미국으로 야구 유학을 떠난 강선수는 미국 앨러버마주 애너프라이즈에 있는 도핀 중학교와 애너프라이즈 고교를 거쳐 애틀란타로 옮기고 나서 현지 야구 명문학교인 파크뷰 고교에 입학했다. 강선수는 힘 있는 왼손타자로 팀 내에서 줄곧 3~4번으로 활약했으며, 3학년 때는 12홈런, 40타점을 기록해 제프 프랑코(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주전 우익수)가 재학 시절 세웠던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 치우기도 했다. 또 강선수는 왼손잡이인데다 큰 덩치를 가진 힘 있는 선수들이 둔한 것과 달리 발도 빨라 외야수를 보는 등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런 강선수의 재능을 인정한 이만수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미국에 있을 때 수시로 찾아와 타격을 지도하기도 했다.한편 강선수는 이달부터 탬파베이 루키팀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되며, 가을 교육리그를 마친 뒤 내년부터는 싱글A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미국프로야구는 루키-싱글A-더블A-트리플A 등 마이너 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진입하게 된다. 강삼석씨는 “구단 관계자들이 3~4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며 “재능이 있고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곧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