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6.25전쟁이 일어난 이후 반세기동안 우리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6.25를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서서히 잊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비는 추념행사를 거행하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희생과 영예를 기리며 예우와 감사의 뜻을 표한다.하지만 또 그렇게 6월이 지나갈 것이며 보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현실에서 결코 진정한 보훈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970여회의 크고 작은 외침을 받아왔다. 그러면 그토록 많은 외적의 침입을 물리치면서 오늘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그것은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개인의 영달을 버리고 오직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번영만을 위해 모진 고난과 고통을 이겨낸 순국선열들, 조국수호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독립유공자와 참전 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따라서 그분들의 희생덕분에 나라를 유지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후손들은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훈에 보답하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동시에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국민적 기풍을 조성해 나가 국가 위기 시 헌신하고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특히, 참전용사들이 사선을 넘나들며 조국과 자유를 지켰던 위훈과 명예를 일부 전후세대들에 불행한 역사의 희생양으로 비하되고 수구냉전주위자로, 반통일 세력으로 매도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도 돌아봐야 한다. 또한 참전유공자들의 명예 회복과 그에 따른 응당한 보상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단 하나뿐인 생명을 조국의 제단에 흔쾌히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참전용사들의 위훈을 일년 내내 기린다 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을 것이나, 6월 한 달만이라도 추모와 경배의 마음을 가지고 가까운 호국성지를 참배하고, 이웃의 보훈가족과 참전용사들을 찾아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냈으면 한다.오늘날, 화해협력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화는 지킬 힘이 있을 때만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평안해도 전쟁을 잊고 있으면 위태로움이 온다고 했다. 남북화해의 시대에 6.25전쟁 57주년을 맞는 우리들에게 선현들이 주는 마지막 경고를 겸허히 마음에 새겨야 한다.또한 다시는 나라를 위한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명예로운 삶의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선양하여 생활 속의 보훈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