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 깊게 뿌리내리리“이크~예크예크~”
늦은 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택견사랑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땀방울을 훔치며 품밝기를 하고 있다. 50여명이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곳은 양산 택견 동호회의 중심인 양산시 택견 본부 전수관이다.“한바탕 탈춤을 추는 듯 우쭐우쭐거리다 상대방이 빈틈을 보이면 한순간에 강한 힘을 뿜어내죠. 하지만 그 순간조차 부드러운 춤사위를 보는 것 같아요”택견을 한번 배우면 누구든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거라는 김종인(48) 관장. 부산에서 처음 택견과 연을 맺은 그는 10년 전 양산에 택견을 깊게 뿌리내리겠다는 다짐으로 왔단다. 지금은 택견사랑에 빠진 회원들과 함께 택견을 알리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몇 명 되지 않던 회원수가 한해 두해 지나가면서 점점 불어나 지금은 50여명이나 된다. 웅상에 있는 동호회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이 훌쩍 넘는다고.“택견은 과격한 운동이 아니라서 무리하게 관절을 쓸 필요가 없죠.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흔들하다보면 온 몸에 기운이 넘치죠. 그래서 여성분이나 어르신들이 배우기에 안성맞춤이랍니다”상생과 조화의 무예, 택견“택견의 기본원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무술은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점을 통한 타점을 가격하지만 택견은 최고 효과로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쓰러트려 승리하죠”김관장은 살생이 아닌 상생과 조화의 무예가 바로 택견이라고 말한다. 경기를 할 때 조차 나보다는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배려한다. 이런 택견의 기본 원리는 자연이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동물들이 암컷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것은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닌 함께 살기 위한 것인데 이런 경쟁은 곧 너와 나 그리고 모두를 위한 것이 된다고 김관장은 말한다.
적당한 견제로 함께 살아가자고 하는 자연이치가 택견의 원리고 곧 우리 민족 고유의 가치라는 설명이다.택사모, 그들의 이야기 “택견이 없으면 이젠 못살죠. 택견과 저희는 떨어질레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랍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입을 모아 외치는 사람들. 택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택사모 회원들이다. 전수관에서 수련을 받는 회원들 중 성인들만 가입이 가능한 이 모임은 연습이 끝난 후 술 한 잔 걸치며 택견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꽃 피우는 곳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택견이라도 많은 연습량에 지칠 때가 있건만 이렇게 마음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게을러지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는 회원들. 앉으나 서나 잠을 잘 때도 그리고 술잔을 부딪힐 때조차 ‘택견사랑’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있어 왠지 든든한 마음으로 두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