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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고교 시험문제 공개 ‘눈 가리고 아웅’..
사회

고교 시험문제 공개 ‘눈 가리고 아웅’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6/19 00:00 수정 2007.06.19 00:00
양산지역 고교 외부 공개 안 해… ‘내신 부풀리기 방지’ 무색
교육부, 반발 막기 위한 미봉책 거듭하다 본래 취지 잃어

<스스로 신뢰 무너뜨리는 교육정책> 

교육부는 2008년부터 대입 내신비중을 현행 40%에서 50%로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학교별 내신평가를 신뢰하지 않는 일부 학부모가 반발하자 내신 부풀리기를 막겠다며 ‘고교 시험문제 인터넷 공개 의무화’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다 이번엔 전교조가 교사 자율권 침해 등의 이유로 반발하자 공개수단을 인터넷 외에도 학교 게시판, 가정통신문 등으로 확대해 사실상 인터넷 공개가 흐지부지해졌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여전히 내신성적 신뢰도를 회복하고 있으니 내신비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내신 성적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추진한 ‘고교 시험문제 공개’가 당초 취지를 잃어가고 있다. 교육부가 시험문제를 인터넷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기존의 방식대로 학교 내에서만 공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내신 부풀리기를 막겠다’는 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는 것.

또한 고교 시험문제 공개 정책은 사실상 대입 내신비중 확대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이 정책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결국 내신비중 확대를 재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대입 내신비중을 현행 40%에서 50%까지 올렸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별 실력차로 내신의 일률적인 적용은 안된다며 정부를 비난하자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고교 시험문제 인터넷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교조가 교사 자율권 침해 등의 이유로 인터넷 공개를 반대하자 가정통신문, 학교 게시판, 학부모 총회 등도 공개로 인정하도록 원칙을 느슨하게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인터넷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양산지역에서는 1개 고교를 제외한 8개 고교 역시 모두 인터넷을 제외한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양산지역 A고교 한 교사는 “교육부 공문내용에 따르면 학교 홈페이지 공개는 ‘가능한 한’이라는 말을 사용해 권장을 했을 뿐 의무사항은 아니었다”며 “인터넷을 통해 시험문제가 외부로 공개되면 교사의 저작권 침해 혹은 시험출제에 대한 부담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굳이 의무도 아닌데 나서서 먼저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현실은 이러한데 교육부는 여전히 ‘시험문제 공개로 내신성적 신뢰도를 회복하고 있으니 대입 내신비율 확대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기존에도 시험을 치면 학생들이 시험지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어차피 학교 내에서는 공개를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인터넷을 통한 외부공개가 아니면 학교 내에서 내신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겠느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재고를 해야지 무조건 잘되고 있다는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면 어떻게 하냐”며 “대입 내신비중 확대를 그대로 밀어 붙이고 있는 교육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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