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용융방식의 폐기물처리시설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역시 최신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 됩니다”지난 1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기술사 합격 최종 통보를 받은 이두영(42. 환경 7급)씨는 이번 기술사 시험 합격 소감을 ‘공무원 전문성 강화’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씨는 가스기술사 등 52개 종목에 걸쳐 실시된 81회 기술사 자격시험에서 폐기물처리기술사 자격에 합격했다. 1만1천420명이 접수하고 8천607명의 전문기술인이 1, 2차 시험에 응시하여 687명이 최종 합격한 가운데 이 씨가 합격한 폐기물처리기술사는 이씨를 포함 4명이 전부일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었다. 지난 1993년 양산군 당시 환경보호과에서 환경 9급으로 공직사회와 인연을 맺은 이씨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외부 기술자들에게 위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이런 기술자들에게 놀아나는 ‘기술적 식민’ 상태가 되지 않으려면 더욱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자격 시험 응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폐기물처리기술사 자격시험을 준비한 것은 지난 2005년. 당시는 유산매립장 조성 이후 침출수 유출 사건이 일어나면서 시가 한바탕 곤혹을 치르고 난 뒤였다.
“2002년 유산매립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면서 복구를 위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2004년에서야 복구가 완료돼 사후 관리를 하는 동안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씨는 환경 분야가 시민의 삶에 더욱 중요한 부문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정 역시 환경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의 수준 향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수입의 10%는 자기계발을 위해 사용하자’고 결심하고 폐기물업무를 담당하면서 급여에 포함되는 혐오시설관리수당은 모두 책을 구입하거나 강의를 듣는 일에 사용했습니다”이씨는 본격적인 자격시험 준비가 시작된 2005년부터 시험을 위해 서울까지 강의를 듣는가 하면 업무를 마친 뒤 자정까지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해왔다.
“요즘 임용한 젊은 친구들은 보면 비단 제도에 의한 퇴출이 아니더라도 가만히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을 할 뿐”이라며 환하게 웃는 이씨. 최근 공직사회에 공무원 퇴출제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신의 직분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씨와 같은 공무원들이 우리 공직사회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