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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약초이야기] 풍을 없애는 제피..
사회

[약초이야기] 풍을 없애는 제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6/19 00:00 수정 2007.06.19 00:00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밥상에도 건강과 맛, 향기를 함께 담은 허브(향신채) 요리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에는 기본적으로 고추, 마늘 같은 향신료가 들어가는데 그 중에서도 서양의 허브에 버금갈 만큼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것이 있으니 바로 제피나무 잎과 열매이다.

제피나무 잎과 열매는 음식 맛을 좋게 할 뿐 아니라, 음식물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고, 살균 효과가 있어 식중독을 예방하며, 음식의 잡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어 더운 남쪽 지방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이다. 또한 양기를 북돋아주고, 풍을 없애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효능이 뛰어난 약용 식물이기도 하다.

제피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많이 자라는데 남도식 추어탕에는 제피나무 열매 가루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 맛을 알 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입안이 얼얼할 만큼 매운 맛과 톡 쏘는 듯한 향기가 특징인 제피나무의 원래 이름은 초피나무이다. 산초나무(椒)와 비슷하지만 열매껍질(皮)을 먹는 나무라 하여 초피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피나무 잎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따는데 되도록 보들보들한 어린 잎을 골라 따는 것이 좋다. 생잎은 고기나 생선을 요리할 때, 푸성귀를 무칠 때, 배추김치, 물김치를 담글 때 넣으면 칼칼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또 간장이나 고추장에 넣어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특히 봄철에 참꽃(진달래)을 따서 제피나무 생잎을 같이 버무려 장아찌를 담그면 달치근한 맛이 더해져 별미가 된다.

가을에는 열매를 따서 말린 뒤 작고 검은 씨앗을 제거하고 껍질만 곱게 갈아서 향신료로 쓴다. 열매 가루는 김치, 겉절이, 국, 찌개, 나물, 찜, 해물 요리, 고기 요리 등 파, 마늘이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 조금씩 넣어 먹는데 고추나 마늘의 매운 맛과는 다른 깊은 향미를 맛볼 수 있다.

 

솔뫼.

양산 토박이로 25년간 영축산 토굴에 살면서 3대째 대를 이어 약초와 식물, 자연 생태를 연구해 왔다. 현재 통도사 부근의솔뫼산야초 농장(홈피: www.솔뫼산야초.kr)에서 우리 고유의 약초와 희귀 야생화를 복원하고 자연에 되돌리는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저서로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 《들고 다니는,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포켓북)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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