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간을 지향하는 양산문화예술회관이 취지에 맞지 않는 공간 운영으로 시민들과 문화단체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좁은 청사문제로 시의회 건물에 있던 회계과가 문화예술회관 소강당 2층으로 이전을 하면서 문화 활동을 위한 예술회관 운영취지에 맞지 않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회계과 이전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이후 의원정수가 2명 늘어나면서 시의회 사무공간 확보를 위한 논의 끝에 결정된 것으로 기존에 있던 삽량문화축전위 사무실과 예총지부실을 새 단장한 것이다. <양산시문화예술회관 설치 및 운영조례 제2조2(운영)>에 따르면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비영리법인이나 문예단체 등에 그 일부를 대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제3조(회관의 사무)>에 따르면 회관은 지역주민의 문화 활동 지원에 관한 업무를 행한다고 나타낸다. 하지만 이번에 이전한 회계과는 시의 일부 부서로 두 조항 어느 곳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인근 부산시의 경우 부산문화회관, 금정문화회관 등 5개 문화예술회관 가운데 시 업무부서가 건물을 사용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 5곳 모두 관리운영부와 무대기술부, 예술기획부만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양산은 이런 흐름에 역행해 현재 문화관광과를 비롯해 이번엔 회계과까지 예술회관으로 이전하면서 시청사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아무개(36. 남부동) 씨는 "딸아이와 소극장에 영화를 보러갔다가 우연히 회계과 이전을 알게 됐다. 예술회관이 언제 은행으로 변했냐"며 "시청사가 좁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민원실도 이곳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화단체 역시 "모든 것을 다 떠나서 문화예술회관은 문화 활동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기존에 부족한 전시실이나 양산문화박물관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예술회관에 시민은 없고 시청 직원만 가득하다"고 이번 회계과 이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정작 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관운영담당자는 "기존에도 소강당 2층은 시민과 예술단체를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사무용도로 사용하던 곳에 회계과가 이전하는 것 뿐"이라며 "2~3년 내 새 청사를 지을 때까지만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