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본지에서는 양산 여성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업하기 제일 좋은 도시, 양산’, ‘고품격 문화도시, 양산’ 등 다양한 슬로건과 함께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양산’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본다.
특별 취재팀-------------------------------------------------------------직장인 > 임신 8개월까지는 할수 있지만...권혜진(25. 두현(주)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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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진 씨는 두현(주)에서 근무한지 1년 7개월 되는 새내기 사원이다. 앞으로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서든, 경제적 여유를 위해서든 꾸준히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노동부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일부 개정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출산전후 휴가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현실과는 달라요. 소규모영세사업장이 대다수인 양산에서 인력보충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육아휴직을 마음껏 줄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요? 양산은 5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복지가 새로이 만들어 져야 돼요”하지만 육아가 힘들다는 이유로 주어진 기회도 마다하고 퇴사하는 여성근로자들의 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혹 몇몇 선배들이 육아휴직 후 복직을 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못하고 퇴사해 버리는 경우를 보았어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정작 일하고 싶은 여성들에게는 기회조차도 없게 되죠”권 씨는 여성에게 일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한다.
“‘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일을 포기하기는 쉽죠. 하지만 이제는 여성에게 있어 일은 필수예요. 양산시와 국가에서 제도를 개선한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의식을 개선해야죠” 산모> 마치 딴 나라에서 아이 키우는 거 같죠김우희(28. 삼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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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 딸과 이제 21일을 넘긴 둘째를 키우고 있는 김우희씨. 양산은 산모와 아이를 위한 문화혜택이나 지원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부산과 울산의 경우 장난감 놀이를 통해 엄마와 아기가 친밀감을 높이고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문화강좌가 많아요. 하지만 양산은 모두가 다 있는 이마트에 조차 문화센터가 없어 모두 부산으로 나가는 상황이예요. 고작 20만원만 지원하는 출산장려금도 있으나마나죠” 또한 김씨는 남편없이는 아이와 근처 마트에 장보러 나가는 것조차 힘이 든다고 말한다.
“꽃의 도시 양산을 만들기 위해 1년 내내 파헤쳐진 도로 때문에 진정 세상의 꽃인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유모차는 지나다닐 길이 없어요. 북정 굴다리 공사가 한창일 때 한번 용기를 내서 유모차를 몰고 마트를 갔다가 울퉁불퉁한 보도와 먼지 때문에 크게 혼났어요. 인도 자체가 너무 열악하다보니 이제 다시는 밖에 나가지 않아요” 이주여성> 나도 똑같은 한국 사람이다아사다 밸린다 카사틸리오(39. 물금 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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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양산으로 시집 온 밸린다 씨는 아직도 길을 걸을 때면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시선 때문에 힘이 든다고 말한다. 다행히 밸린다씨는 필리핀에서 영어를 전공한 경험을 살려 외국인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7월이면 두 군데 계약이 끝난다. 학원이나 경남도에서 하는 영어강사로 다시 일하려고 해도 필리핀 사람이기에 안 된다는 대답만 들었다. 같은 외국인이라도 피부색이 흰 사람만 대접받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계속해서 국제결혼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언제까지 이주여성을 남으로만 대할 건가요? 이제 우리도 당신들과 똑같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장애인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구순애(54. 물금 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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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3급인 구순애(54)씨는 현재 2개월간 진행하는 여성장애인 기능 습득 교육으로 한지 공예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턱없이 작다고. “여성장애인 작업장도 웅상에 한 곳 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 여성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봐요” 무엇보다 시의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장애인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적 차별 구조 속에 놓여있어요. 안정된 취업이 아닌 늘 불안정한 직업에 그치고 마는 여성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화인> 양산 문화발전 원동력, 아줌마의 힘이죠이주연(39. 두드락 사비악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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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패 두드락 사비악 기획실장 이주연씨는 양산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아줌마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가꿔나가기 위해선 그들을 지원해주는 아줌마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설명이다.“직접 풍물도 해보고 연극도 해봐야지만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죠. 직접 할 수 없다면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라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아줌마가 즐거워지면 세상이 즐거워진다는 사실은 보통 가정에서도 다들 느끼시잖아요?”더불어 주민자치센터에서 하고 있는 기존의 문화교육은 맛보기 밖에 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는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줘야 하는데 ‘이런 것이 있다’라고 소개 밖에 해주지 않는 현실이라며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