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비만 봐도 왠지 우울해지고 무기력해 지는 요즈음, 장마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가을, 겨울이 되면 일조량이 줄면서 계절성 우울증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지만 장마철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흔히 우울증이란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 하나로 성인 10명 중 1명은 일생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 최근에는 우울증의 발병 연령이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하고 괜히 슬퍼지거나 불안해지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잘 웃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 감정은 햇볕과 멜라토닌,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체에서는 밤이 되고 어두운 날씨가 지속되면 생체시계 조절 물질인 멜라토닌이 증가하지만 아침이 되고 햇볕을 쪼이게 되면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증가하게 된다.따라서 뇌의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다.반면 우리가 한 여름철에 날이 화창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기분이 들뜨고 좋아지는 것도 바로 이 세로토닌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마가 오래 지속되고 햇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면 우울한 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늘어가는 건 무기력함과 뱃살~“요즘 들어 왜 이렇게 살이 찌는 지 모르겠어요~”
흔히 우울증의 증세를 살펴보면 예민해지고 잠이 잘 안오며 식욕 저하 등의 증세를 많이 수반한다. 그러나 장마철처럼 짧은 기간에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은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기 일쑤다. 특히 장마철에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고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이 적게 분비돼 식욕이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살이 찌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운동 장소가 줄어들고 활동량이 줄어드는데다 식욕까지 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하기 쉽다. 물론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원기가 없어지며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의욕도 없어지며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우울증은 여성을 더 좋아해?보통 계절성 우울증은 20명당 한 명꼴로 생기며 또한 3명중 2명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부들에게 잘 생기는 ‘주부 우울증’은 장마철에 더 심해진다.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여성들에게 우울증은 장마철 최대의 복병이며 습도가 높고 무더우면 불쾌지수도 올라가 웃음을 잃기도 한다.장마철에 여성에게 우울증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남성보다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날씨에서 오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눅눅한 생활공간, 불쾌한 냄새 등의 환경 변화는 잦은 짜증을 불러오기도 한다.주로 20대~4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데 최근에는 소아에게도 나타나고 있다.특히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엄마와 아기들에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불쾌지수 줄이는 것이 상책!인체에 가장 이상적인 기온은 섭씨 18도 내외라고 한다.기온이 높아지면 인체는 땀의 배출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리려 하지만 장마철엔 습도가 높아 수증기가 더 들어갈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몸의 기능이 저하되고 불쾌지수 또한 높아지기 마련이다.장마철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불쾌지수를 낮춰 주는 것이 상책이다. 에어컨을 이용해 기온과 습도를 낮게 유지하며 한 두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2, 3일 간격으로 보일러를 틀어 주거나 제습제를 비치하는 것도 한 방법.또 장마철엔 과도한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고등어, 연어 등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생선과 과일, 채소를 많이 먹어 충분한 수분과 무기질을 섭취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또 가끔씩 햇빛이 나오는 날에는 자주 산책을 해서 바람을 쐬어준다. 더불어 기왕이면 색깔이 밝고 산뜻한 색깔의 옷차림을 하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날이 어두울 때는 실내조명을 밝게 유지하는 것도 좋다. 또한 낮잠을 줄이고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생체 리듬을 유지하며 평소에 하던 운동 리듬을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장마철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여유롭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등 스스로 정신건강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전문 치료 받아야장마철이 끝났는데도 우울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는것이 좋다.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병이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문제가 있다. 의학적으로는 같은 우울증이라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여러 분류가 있기 때문에 각각의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르다.그러나 해마다 같은 시기에 이런 증상들이 반복되면 이것은 계절성 우울증으로 의사의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빛을 쬐는 광선 요법 등이 효과적이고 항우울제 등과 같은 약물 요법,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상담 치료 등도 있다.---------------------------------[ 인 터 뷰 ] 양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정봉주 “맘껏 햇볕 쬐고 실컷웃어야”
![]() | ||
양산병원 정봉주 정신과 전문의는 장마철 우울증을 비전형적 우울증 또는 계절적 우울증으로 본다.“모든 우울증이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장마철 우울증이란 병명은 없지만 오랜 기간 햇빛을 볼 수 없고 기분이 침체되기 때문에 우울증이 오기도 하죠. 특히 장마철에 발생하는 우울증은 다른 우울증과는 반대로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음식을 많이 먹어 체중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더불어 그는 장마중이라도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날때면 산책을 통해 햇볕도 쬐고 바람도 쏘이는 것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우울증은 종류도 여러 가지, 치료방법도 여러 가지라 장기간 우울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증상에 따라 약물복용과 정신치료 등을 통한 치료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