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제27대 통도사 주지로 취임한 정우 스님은 '화합'을 강조하며 통도사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작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주지 취임 소감을 전했다. 전 방장인 월하스님 입적 이후 3년여 동안 신임 방장추대로 인한 혼란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었을까. 정우 스님은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표시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며 "이번 진산식(주지 취임식)이 통도사가 안정되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승가의 근본은 화합이며 화합의 근본은 대중들의 공의를 수렴하는 것"이라며 "대중들의 공의를 수렴할 수 있는 창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주지로서 통도사 운영에 관한 계획을 묻자 "조계종의 종지에 따라 승가는 화합이라는 근본을 알고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작지만 윤활유 같은 역할을 통도사가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3가지 원칙을 말하기도. 이미 스님은 진산식이 있기 전부터 석가모니 진신사리탑이 있는 금강계단의 문을 열었고 흉물스럽던 철조망을 일부 걷어내 사찰을 개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지역에 이바지하고 대중들의 공의를 수렴하겠다는 말을 실천하기 위한 작은 변화를 시작한 셈이다. 이번 진산식에서도 스님은 지역에 있는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10㎏ 쌀 4천포를 양산, 부산, 경남, 울산 지역에 각각 1천포씩 전달하면서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1987년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전신인 극단 '신시'를 창단한 경력이 있는 스님은 통도사가 문화사찰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스님은 "불교는 오랜 기간 우리 문화ㆍ역사와 함께 어울려 왔다"며 "오는 9월 개산대제에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면서 크고 작은 문화마당을 열 계획"이라고 말해 지역과 함께 하는 문화사찰로 통도사를 변화시킬 것을 예고했다. 한편 현재 추진 중인 불교대학 설립에도 스님은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스님이 계획하고 있는 불교 대학은 불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과정도 함께 개설해 수준 높은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