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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여름철 방역
사회

여름철 방역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7/24 00:00 수정 2007.07.24 00:00

요즘 사람들은 건강문제에 관심이 많다.
먹고 살만 하니까 사람들이 모이면 그저 건강 걱정이다. 웰빙식품이니 친환경 농산물이니 하는 것도 다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부쩍 많이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다.

옛날 같으면 꿈도 못 꾸던 여러 가지 정책적인 배려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베풀어지고, 지자체들은 지자체대로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의 시책들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사회의 생활수준이 올라갔다는 증거이다. 주민들의 위생관념이나 건강욕구도 사회 발전지수만큼, 오히려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 때는 전염병 예방주사 하나 제대로 맞을 수가 없었다. 하절기에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뇌염만 하더라도 그저 속수무책, 각급 학교가 조기방학이나 휴교조치로 문을 닫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장티푸스, 이질 같은 전염병이 돌아도 마찬가지였다.반찬에 고춧가루를 많이 넣어 먹거나 매운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고, 끊인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지금 생각하면 고소를 금치못할 일이었지만 실제로 그런 시절을 살아 왔다.

여기에서 우리가 상기해야 할 것은 그 시절에는 화장실이 아닌 변소, 측간 심지어는 항아리를 땅에 묻은 노천변소를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수세식 화장실 비데를 사용하는 21세기 국제화 시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요즘 우리 고장 지역신문에 여름철 방역에 관한 기사가 한 두어번 난 것을 읽으면서 얼른 수긍이 가지 않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정화조 물웅덩이 하수구 등 모기유충이 발생하는 원천부터 구제하여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본보기가 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 양산은 시가지가 제대로 갖추어진 계획도시가 아닐뿐더러, 빌딩이 숲을 이루고 주택가가 도시형으로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거대도시도 아니다. 시가지라고 해 보아야 자동차로 채 5분을 달릴만한 데가 없다. 바로 조금 걸어 나가면 논이요 밭이고 하천이다. 아니면 잡초 무성한 음습지 언덕 산이다. 또 새로 개발되는 대소규모의 신도시 택지들은 아직 공한지 상태로 남아 있어서 매우 비위생적인 근린 환경이다.

이런 방역환경에서 이른바 “원천방역”만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여름철 방역의 일반적인 주 대상인 모기와 파리의 서식지는, 방역담당자들이 파악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고 제한적이지 않다.

모기의 몸체에 비해 몇 백만배 몇 천만배나 되는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의 판단이지, 그 작은 모기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주택가 건물 구석구석이 보금자리요, 계곡 골짜기 숲속 논밭 도랑 잡초언덕 개활지, 온 들판이 다 저희들 살림집이요 신혼방이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시민들의 시선을 무디게 하고 방역팀 자신들의 부지런하지 못함을 합리화하는 제스처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실제로 웅상지역에서는 금년들어 방역차 보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무차량과 오토바이가 번갈아 가며 사흘이 멀다하고 연기(소독약)를 뿜고 골목을 누비고 다녔는데 말이다. 웅상이 분동이 되고 방역업무가 읍사무소에서 보건소로 이관 되었다는 말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방역활동이 더욱 활발해야 하고 위생적이고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 아닌가.

웅상 분동은 많은 진통을 동반하였다. 그만큼 기대도 컸었다. 지금 주민들은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라고 또 잘될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양질의 행정서비스란 말이 있다. 이런 유식한 말을 쓰지 않더라도 좋은 행정이란, 시민들의 작고 사소한 가려움증부터 풀어주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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