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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합(合)’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꿈꾸다..
사회

‘합(合)’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꿈꾸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7/24 00:00 수정 2007.07.24 00:00
제20회 성산미술대전 대상, 전준배 씨

그의 작품에선 가슴 깊이 울림을 간직한 나무 본연의 냄새가 난다. 화려하게 멋을 내지도 튀려고 하지 않는 그의 작품은 딱 알맞은 선을 지키며 담백한 멋을 뽐낸다. 한쪽 벽에 고정되어 단순히 눈요기만 하는 ‘예술’이 아닌 서랍을 열고 닫으며 사람들 속에 녹아들어가는 ‘배경’으로 그의 작품은 살아 숨 쉰다. 

지난 19일 전국에서 1천여점의 작품이 응모했던 국내 최고의 미술대전인 제20회 성산미술대전에서 목공예 작품 ‘기하학적 구성’으로 대상을 받은 전준배( 31. 상북면) 씨를 만났다. 

제작기간만 두 달이 넘게 걸린 ‘기하학적 구성’은 전통 亞字(아자)창살문양을 규칙성과 다양성이라는 유교적 건축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저 창살문양에 불과하던 것이 세련된 기하학적 구성으로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저는 모든 작품을 한 쌍으로 제작합니다. 똑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재료와 기법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죠. 한국 전통 창살문양을 응용하고 일본식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면서 한 작품 안에서 두 나라가 하나가 됩니다.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합(合)’입니다”
그는 자신을 작가나 디자이너 성향보다 문화정책과 예술경영, 교육에 지향점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 곳에 고정되어 흐르지 않는 문화는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일 양국에 걸친 문화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길을 찾고자 일본으로 유학길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에선 한국의 사상과 일본의 재료 또는 일본식 기법에 한국 재료가 맛깔스럽게 어우러져 두 나라가 하나가 돼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낸다.

창조와 변화를 통한 ‘합(合)’을 지향하는 그의 신념은 작품을 떠나 근본적인 문화교류를 통한 문화경영으로 이어졌다. 오는 10월 제5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서 <한·일 어린이 공예교류전>을 비롯해 2008 <한·일 어린이 우정 만들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그는 문화가 일상생활에서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위한 문화교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닮은 듯 서로 다른 양국의 문화를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서 기존에 고정되어 있는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10년, 20년, 30년 후에 이 아이들이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문화교역을 통한 경영’입니다.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이 작업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전준배

5대째 상북면 대석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는 보광고등학교를 거쳐 경성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도쿄 무사시노 미술대학원 조형연구과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 도쿄학예대학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 연구생이다. 부산, 도쿄에서 2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상전 최우수상, 한국과 일본의 공예, 디자인 가구 관련 공모전에서 15회 이상 수상했다. 현재 <한ㆍ일 어린이 우정 만들기>전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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