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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 심각한 한나라당 집안싸움..
사회

[데스크칼럼] 심각한 한나라당 집안싸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8/14 00:00 수정 2007.08.14 00:00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범여권의 후보들이 특별히 강력한 주자가 나서지 못하고 있다 보니 ‘당내 경선에서 이기면 대통령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인지 한나라당의 내부 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얼핏 스포츠 경기 대표선수 선발과정이 떠오른다. 양궁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강국이어서 국제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대표선수로 선발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자조섞인 푸념이 많이 회자되었다. 하지만 대표가 되어 출전한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한다는 보장은 사실상 없다.

한나라당의 대표 주자를 뽑는 과정이 이전투구(泥田鬪狗) 현상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차기 출마를 노리고 있는 인사들이 사활을 걸고 후보 뒤를 쫓고 있는 것. 어느 편에 섰느냐가 차기 총선 공천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니 ‘안되면 말고’ 하는 안이한 자세는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렇게 죽자살자 하는 게임이 되다 보니 상대를 비난하는 네가티브 전략이 기승을 부리게 되고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말았다. 지방의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 진영의 세(勢) 싸움의 현장이 되고 상호 감정을 내세운 폭탄선언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되고 만다.

한나라당은 과연 정권을 주도할 자격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의 기대감은 괘념치 않고 오로지 나만이 진정한 후보라며 상대를 폄하하는 전술로 일관해서야 어떻게 국가 대사를 맡길 수 있을 것인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 주장대로 ‘경선=본선’이라면 더욱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내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우리나라의 정치사에서 음지나 야생의 환경을 경험하지 못하고 주로 권력중심부의 양지에서 성장한 주류 정치세력의 속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럼으로써 국민중심의 사고가 되지 못하고 권력의 흡인력에 좌우되는 해바라기 성향을 양산하고 민심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선거에서 실패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선거사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당시 현역인 나오연의원을 탈락시키고 김양수씨를 공천하여 힘든 싸움끝에 가까스로 당선되는 곡절을 겪었다. 그 앙금은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 김양수의원의 정치행보에 수시로 제동을 거는 조직내 약점으로 남아 있다.

지난 5.31 지방선거 시장선거에서도 공천 후유증은 심각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지역 연고가 취약한 후보를 공천하므로써 밀실공천의 오명을 안으며 대외적으로는 시민연합이라는 조직적 반대세력의 결집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참패하고 말았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한나라당 양산시당의 내부 사정은 고무적이지 못하다. 김양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단합을 과시하려 했지만 박규식 의원을 비롯한 일부 당직자와 당원들은 반대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적 선택은 자유이므로 내부 경선이 끝나면 다시 당의 전선으로 복귀하겠지만 경선 과정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린다면 본선의 후유증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우리는 한나라당이 경선 이후에도 대선 승리를 향해 갈라진 이견을 수습해 전열을 정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커지길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이면 범여권에서도 어느 정도 진용이 갖춰질 것이고 유력한 대선 후보가 등장하면서 후보간 국가정책 대결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한 반대급부를 즐기고 있는 것만으로 대선의 승리를 예약한 것처럼 오인하는 한나라당의 오만은 언제라도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는 것이며 국민들의 의식도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범여권의 정치인들도 국민들의 여망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선거로 인한 편가르기의 폐해가 얼마나 지역의 발전이나 화합에 걸림돌로 작용했는가 하는 것은 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모든 선거에서 성숙한 정책대결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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