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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럼] 무엇을 붙들 것인가?..
사회

[칼럼] 무엇을 붙들 것인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8/14 00:00 수정 2007.08.14 00:00

유학 중에 첫 아이를 가지고, 아는 것도 없고 도와 줄 사람도 비슷한 처지의 유학생들뿐인 곳에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열망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을, 그리고는 육아에 대한 책을 참으로도 열심히 읽고 실천하였다. 육아의 고전에 해당하는 스포크 박사의 책은 너무 많이 읽어서 책은 너덜너덜 해졌고, 어느 부분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거의 외우다시피 하게 되었다.

아이가 자는 습관, 이유식, 자라는 과정의 여러 가지 단계마다 모르거나 힘든 부분은 스포크 박사의 책을 참고하고 또 아이의 담당 소아과 의사 ‘닥터 드루’에게 물어보고 그의 말을 열심히 따랐다. 책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는 서로 모순 되는 부분이 없었고, 열성적인 젊은 부모인 우리 부부가 보기에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다.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에게는 늘 여러 가지 염려가 있지만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 me)은 영유아를 가진 부모의 큰 두려움 중의 하나이다. 그 시절에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고, 여러 가지 의심되는 원인과도 관계가 없다고 하며 아이를 눕혀서 재우면 오히려 우유나 젖을 토할 경우 질식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엎드려 재우라고 하였다. 둘째 때도 마찬가지였고 우리 부부는 책과 의사가 말하는 그 지시를 잘 따랐다.

그런데 몇 년 후에 셋째 때는 그 원인이 질식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아이들을 푹신한 침구에 엎드려서 재우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것에 대해서 요즘에는 어떤 의견이 있는지 간혹 신문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보기는 하지만 잘 알지 못한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이며 열심히 따랐던 것이 몇 년 사이에 이렇게 전혀 다른 결론을 얻는 것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붙들어야 하는 것은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몇 년마다 바뀌는 과학이나 심리학적, 교육학적 이론이 아닌 것은 분명하였다. 그러면서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절대 가치에 따르자’는 것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몇 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성경을 내가 붙들 것으로 정하였다.

물론 어떨 때는 현대를 사는 우리 삶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힘들고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아이들이 자라고 따라서 나도 아이들과 같이 자라며, 또 나에게 맡겨진 많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경력이 쌓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틀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얼마 전 안식년을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MIT)에서 보내게 되면서, 세계 최우수 학생들만이 모인 그 곳 젊은이들이 자신에 차 있지만, 또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보았다.

또한 우리나라 최고의 열성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하버드, MIT가 있는 미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그 곳에서 어떻게 하는지도 보았다. 아이를 보스턴 근교에서 학군이 제일 좋다는 렉싱톤이라는 곳의 공립학교에서 교육시키기 위하여 엄마는 유학생 비자를 받기 위하여 오전에 어학코스를 듣고 아이들은 동반자 비자를 받아 공립학교에 다니고, 아빠는 기러기 아빠가 되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도 불안하여 고액 과외를 시키고 서로의 과외 정보를 알아보고 하는 것을 보았다.  

 “각 사람이 이 땅에 있는 것은 목적이 있으며, 그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 목적은 각 사람마다 다르지만, 각 사람은 조물주의 사랑을 받는 아주 특별한 존재이다.” 이것을 붙들면, 남과 비교하지 않게 된다. 내가 남보다 못하다고 위축 될 것도 없고, 내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있어도 자랑할 것이 없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나를 지금 이곳에 있게 하신 절대자에게 감사하며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열심히 살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쫓다가 중요한 것을 잃지 않고 영원의 관점에서 최선의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택의 기준이 되며,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

내 자녀가 내 꿈을 대신 이루기를 원하는 욕심도 버리게 되며, 아이들은 더 행복해 지고, 부모들은 아이의 그 존재 자체를 감사하며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는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우리는 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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