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공무원 노조가 정부의 합법화 방침 이후 오랜 진통을 겪다 법내 노조 체계로 전환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산시지부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한 노조 운영방향과 관련한 조합원 투표에서 합법노조 전환 찬반투표를 거쳐 법내 노조 전환 찬성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양산시지부는 법내노조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 청산, 새로운 조직 체계 구성 등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조직 구성에 필요한 위원장 선출을 두고 적임자를 찾지 못해 합법노조 전환 결정 이후 6개월 이상의 시간을 소요했다. 지난 16일 지부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단독 출마한 서민수(세무 7급) 후보는 전체 선거인수 744명 가운데 554명(73.12%)이 참여해 과반이 넘는 525표를 얻어 찬성율 96.5%로 첫 법내노조를 이끌게 됐다. 또한 이날 조직 진로를 묻는 투표에서는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공노)이 278표(51.1%)를 얻어 상급단체로 정해졌다. 민공노는 과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대부분 조합원들이 법내노조를 통한 전공노 정신 계승을 주장하며 설립된 전국 단위 공무원 노조이다. 따라서 법적 테두리에서 이전 공무원 노조가 주장해온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대의명분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일반 국민들이 공무원 조직을 이른 바 '철밥통'이라 부르는 상황에서 공무원 노조가 자신들의 권익만을 주장하는 단체라는 인식이 굳을 경우 국민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한 공무원노조법이 사회 참여적인 노조 활동의 한계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처음 공무원 노조가 출범을 통해 명분으로 제시한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의 구호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노조의 실천과제라 할 수 있다. 한편 지부장 선출에 이어 17일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는 노조 부위원장으로 문종만(시설 6급), 오미미(행정 6급), 최치식(공업 6급)씨가 선임되었고, 사무국장으로 장종문(시설 7급)씨, 회계감사로 심주석(환경 6급), 정명헌(행정 8급)씨가 대의원 대회의 승인을 얻었다. ----------------------------------------------------【인터뷰】서민수 신임 공무원노조 지부장“흐트러진 조직 정비가 우선”
"오랜 시간이 걸려 공무원들이 노조를 결성할 수 있었듯이 합법 전환 노조 역시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조직이 될 것이다" 지난 16일 법외 노조였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산시지부는 법내 노조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새로운 공무원노조를 이끌게 된 서민수 신임 지부장(세무 7급)은 1994년 양산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전공노 당시 기획차장, 홍보차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서 지부장은 이번 합법노조 전환에 대해 "기본적으로 노동자인 공무원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법내노조냐 법외노조냐 하는 논의가 마무리된 만큼 조속한 조직 구성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합법노조 전환을 결의한 지난해 11월 이후 지지부진했던 조직 재구성을 다분히 의식하고 있었다. 또한 서 지부장은 "공무원 노조가 방향을 잃고 있던 사이 다른 지역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고용 불안 등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해 양산에서 대처할 수 있는 공무원 노조의 필요성은 조합원 사이에서 한층 높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공노 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의 정신은 합법 노조 전환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서 지부장은 "공무원 조직을 정권의 필요에 따라 부패집단으로, 무능력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공무원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로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가 말하는 모든 혁신은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다"며 공무원 노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새로운 조직이 구성됨에 따라 우선 조합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선출 소감도 밝혔다. 과거 자치단체와 협약한 내용은 물론 앞으로 필요한 내용을 구속력을 갖춘 문서로 남겨 조합원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한편 서 지부장은 "공무원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공공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무원 노조가 스스로 만든 울타리가 아닌 지역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호흡하며 더불어 가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고민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