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종가(佛寶宗家)인 통도사가 자리한 영축산,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온 1천명의 승려를 화엄경으로 교화했다는 천성산, 명경지수와 울창한 삼림을 자랑하는 대운산 등 백두대간에서 비롯된 산줄기들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명산의 고장 양산. 덕분에 수려한 계곡과 폭포, 휴양림 등이 즐비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 곳.신라 때 충신 박제상의 설화와 함께 시내 곳곳에서 출토된 고분과 유물로 봤을 때 문화유적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 이렇듯 천혜의 자연 조건과 역사적 문화유산이 남다른 우리 고장이 그 자원에 비해 관광산업의 효과로 전환되는 기능이 미흡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다행히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후부터 양산시에서 관광수입의 제고를 위해 양산8경을 선정하고 ‘보고 먹고 자고 가는’ 관광 개념을 흡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존의 삽량문화제를 관광개념을 더한 문화축전으로 전환해 물량투입을 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또 이 달 안으로 ‘10대 명물사업’을 선정해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내외 관광객을 강력하게 끌어 들일 수 있는 테마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들이 갈망하는 문화, 예술적 모티브가 취약하고 레저나 지역투어관광을 유도하는 대중적 흡인력이 크게 부족한 현실인 것. 새로운 관광산업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인근의 실례를 든다면 김해시가 가락국의 역사를 근간으로 고도(古都)와 도기(陶器)를 모티브로 하는 관광정책을 펴면서 다양한 축제를 기획하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잇는 투어를 진행하는 것이라든지 밀양시가 하천 주변 피서지를 홍보하면서 인근 밀양연극촌의 여름철 장기 페스티발을 통해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는 노력이 그것이다.우리 시의 자원 중 특별히 관광 소재로 내세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산(山)이다. 영축산, 천태산, 천성산 등 절경을 자랑하는 영봉들은 국내 산악인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이상은 올라보는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산들이다. 건강과 환경이 국민생활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등산, 레저인구의 급증과 삼림욕으로 대표되는 자연생태를 이용한 건강관리, 그리고 계곡을 찾는 관광객의 기호를 겨냥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을 권장한다. 여기다가 좀더 세부적으로 얘기한다면 단순한 등산인구의 유치만이 아닌, 산을 이용한 레저, 스포츠산업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인데 강원도 일부를 제외하고 영남지방에서 아직 활발하지 못한 산악레포츠의 중심지로 조성해 나가봄직 하다.예를 들면, 현재 동호인들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산악자전거나 패러 글라이딩의 활성화를 통해 전용코스를 개발하고 전국대회를 유치하는가 하면, 체계적인 등산교실이나 인공암벽코스의 설치, 운영으로 산을 찾는 인구를 지역의 관광산업의 객체로 끌어 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시 당국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는 기존의 관광산업과 연계한다면 거액의 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새로운 관광 테마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양산의 관광산업의 인프라는 무궁무진하다. 우선 인근의 대도시의 시민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좋은 프로그램만 있으면 양호한 접근성으로 인해 얼마든지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산악 레포츠의 활성화와 지역의 문화체험을 연결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천태산을 가자면 매화향기 가득한 원동을 지나게 되고, 영축산 등산객들은 통도사를 거치면서 들꽃축제를 즐길 수 있고 도자기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또 천성산 생태공원이 조성되면 해돋이 명소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은가. 프랑스 동부의 작은 도시 샤모니는 상주 인구가 1만명도 채 안되는 작은 도시지만 알프스 등산의 출발점으로 세계에서 찾아 오는 스포츠인과 등산객,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휴양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수준높은 등산학교와 스키학교 등이 운영되고 있어 몽블랑과 함께 알프스의 관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지역 산악단체와 연계해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등산교실을 개설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우리 지역의 자랑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산과 연관된 레저 스포츠의 메카로 발전시켜 나가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