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까지 올라가서 아무도 없는 고요함 속에서 ‘야호’하고 소리쳐 본 적 있는가. 혼자만 있는 곳인 줄 알았던 첩첩산중 저편에서 나와 같은 목소리를 지닌 이가 화답을 해줄 때의 그 반가움. 산 속에서 메아리는 외로운 등산객을 위로해주는 힘이다. 여기 웅상에도 이런 메아리의 힘으로 척박한 노래문화를 가꿔나가겠다는 이들이 있다. 바로 뫼울림 합창단이다
“노래에도 기분이 있습니다. 바로 ‘악센트’죠. 모든 노래는 대부분 첫 박자를 강조하는 것이 불변입니다. 잊지 마세요. 강약이 제대로 이뤄져야 노래가 생명을 얻고 살아서 움직입니다”
김인수 지휘자의 말에 36명의 회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가다듬는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는 열정의 그녀들을 만났다.
웅상에 노래문화가 꽃피길“인구 7만이 사는 웅상 지역에 합창단이라고는 저희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임연임(47) 회장은 거리상 양산과 떨어져 있는 웅상의 지역특성 때문인지 유달리 문화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문화예술회관이나 대부분 문화 활동 기반이 양산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웅상 주민들이 문화혜택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고.
문화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우연히 웅상 농협 주부노래교실을 나가게 됐고 거기서 만난 마음 맞는 사람 10명과 합창단을 꾸리게 된 것이 어느새 6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36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단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자신들 외에는 다른 합창단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는 현실이 한편으론 기쁘고 한편으로 씁쓸하다고. “합창단 이름을 뫼울림으로 지은 것도 웅상 지역에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가득 퍼져 메아리가 돼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는 의미였어요. 저희가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하면 이곳에도 노래문화가 활짝 꽃을 피우겠죠 ”
노래로 정화되는 마음뫼울림 합창단 회원들은 “노래 부를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신재화(47) 부회장은 “합창단 생활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제 취미생활 1호랍니다. 노래는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저에게 새 삶을 줬어요. 원래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아이들 키우고 살림하면서 가슴에 묻어두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꾸준히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하루하루가 보람차죠”라며 너스레를 떤다.
박금대(50) 회원은 “저희 합창단 회원 중에는 유달리 직업을 가지고 사회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 역시 조그만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습이 있을 때면 잠시 사무실 문을 닫고 와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회생활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는 모습에 남편과 아이들이 더 열성적으로 응원을 해준 답니다”라고 자랑을 한다. 거짓이 없고 악의가 없는 노래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존재라고 믿는 회원들. 그렇게 순수한 결정체인 노래를 한 마음으로 부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정화되는 것 같다며 이런 기쁨을 다른 이와 함께 나누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그래서 2002년 창단 후 해마다 가지는 정기공연 외에도 각 마을 경로잔치에서 사랑릴레이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 노랫말에 진심을 담아서 사랑을 전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들의 마음이 너무나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