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에 양산시로부터 효부상을 받기도 한 그는 마을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사랑나눔천사’다. 이회장과 함께 봉사회의 궂은 일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희(57. 사진 오른쪽) 회원은 이 회장을 ‘봉사가 삶인 사람’으로 표현한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그렇게 알뜰하게 마을 일을 챙기기도, 어르신들을 모시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칭찬의 주인공인 이회장은 손사래를 치며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4년 전 정에 이끌려 이웃주민의 보증을 서준 적이 있는데 일이 잘못돼 그만 집도 없이 거리로 나앉게 됐었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 속에서 그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준 것이 바로 이웃주민들의 따뜻한 사랑이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는데 주위에서 너무 많이 도와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일어설 용기를 냈어요. 이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여력이 생겼으니 그때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드려야죠”하지만 처음부터 큰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제 첫 걸음마를 뗀 만큼 동면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수년 뒤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될 수 있게 밑바탕을 튼튼하게 닦는데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한다. 다음 세대가 좋은 땅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물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그. 28일 결성식을 하면 적십자회의 상징인 노란조끼와 모자도 받을 수 있다며, 노란색 만큼이나 따뜻한 사랑을 전할 거라고 함박웃음을 띄우는 그 모습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