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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원에서 맺은 삼국동맹
사회

초원에서 맺은 삼국동맹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8/28 00:00 수정 2007.08.28 00:00
지구모험대- 중국 내몽고를 가다

이번 여름방학은 아주 특별했다. 그 이유는 바로 초원 탐험이라는 대 여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4시간 남짓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초원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깨끗한 자연이었다. 초원의 시원한 바람은 잡생각들을 날려버리고 뜨거운 열정을 샘솟게 했다.

초원에서의 첫날, 중국, 일본 한국 세 나라 학생들이 만났는데 나는 말이 안 통할까봐 무척 두려웠다. 다행이도 모두 영어를 쓸 줄 알아 그동안 배운 영어 실력을 총동원하다 보니 처음에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나았다.

중국 친구와 일본친구와 함께 우리는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목적지까지 도착해 깃발을 꽂아야 했다. 풀 속에 가려진 길과 언덕 속에서 오로지 나침반과 대원들의 판단력으로 길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대원을 옆에서 만났을 때 웃었지만 사실 우리 팀이 잘못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힘이 들면 자진하여 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 대원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라 이를 악물고 횡단할 수밖에 없었다. 문득 군인 아저씨들의 훈련하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차라리 군 생활이 이것보다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는 도중 화장실을 이용해야 되는 경우는 최악이었다. 왜냐하면 숨을 곳이라고는 없는 상황에 우리 조 대원 70%가 여자 친구들이었던 것이다. 특히 일본친구는 너무 예뻐서 좋은 인상만 남기고 싶었지만 내 오줌보는 봐 주질 않았다.

   
▲ 내몽고 아이들에게 현지 민속놀이를 배우고 있는 모습.
할 수 없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일본 스태프인 우리 대장에게 "센세이 토예또“라고 했더니 금방 알아들은 스태프는 아주 큰소리로 대원들에게 ”빽 턴“을 외쳤다. 모든 친구들이 뒤로 돌아 있는 상황에서 난 묘한 기분으로 볼일을 봤다. 그렇지만 그것은 코를 덜 푼 느낌이었다. 아! 정말 그 순간 나무와 바위가 많아 숨을 곳이 많은 우리 조국이 너무 그리웠다.

낮 동안 내내 걷고 나서 잠 잘 때 구경하는 별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고도 웅장하고 위대했다. 마치 동화에서 나오는 별들을 실제로 보는 듯 했다. 또 비가 온 뒤 하늘에 걸려 있는 무지개는 난생 처음 경험하는 자연에 대한 벅찬 감동이었다.

한국에 와서 생각해 보니 초원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난 힘든 일이 생기거나 또 포기하고 싶을 때 초원을 생각하면 그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그 약효가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아마 이번엔 꽤 오래 갈 것 같다.

말은 안 통하지만 마음이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좀 더 공부를 해서 전 세계를 누비며 내 생각을 분명히 말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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