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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엄마, 물 속 친구들하고 놀아요~”..
사회

“엄마, 물 속 친구들하고 놀아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8/28 00:00 수정 2007.08.28 00:00
숲연구소, 홍룡폭포계곡서 생태기행 가져
엽새우, 강도래 애벌래 등 물 속 생물찾기

“얘들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친구들이 누구지?”
“물 속에서 생활하는 환경미화원이에요!”
“맞아요. 바로 이 친구들 때문에 우리가 맑은 계곡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지난 21일, 홍룡폭포 계곡은 물 속 친구들과 만남을 준비하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한 오후를 맞았다. 숲연구소 부산경남지부에서 준비한 물 속 ‘환경미화원’을 찾는 ‘어치’의 생태기행에 참가한 다섯가족이 홍룡폭포 계곡을 찾은 것.

정주혜(41) 지부장의 설명에 따라 뜰채와 붓, 망원경을 챙긴 아이들은 저마다 먼저 물 속 친구를 찾겠다며 낙엽이 쌓인 계곡을 뒤지고 다녔다. 사진으로만 보던 엽새우와 강도래 애벌래를 발견하곤 눈이 휘둥그레져 연신 여기저기서 ‘엄마’를 부르며 자랑을 한다.

홍향미(9) 학생은 “평소엔 몰랐던 물 속 친구를 찾으니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 라며 벌써 다섯친구나 찾았다며 보여준다.

엄마들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물벌레를 찾아내던 김경희(35) 씨는 “딸애를 학원도 안보내고 데려왔는데 너무 잘한 것 같아요.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 직접 체험을 하니까 좋은 경험이 되네요”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박미선(39) 씨는  “전에는 계곡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네요. 물벌레가 물을 맑게 해주는 만큼 우리도 이런 환경을 지켜나가야겠어요”라고 말했다.

   
▲ 생태기행에 참가한 박미선씨가 아이들과 엽새우를 찾고 있다.
이번 생태기행은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계곡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지만, 정작 맑은 물을 만들어주는 물 속 생물들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준비한 것. 정주혜 지부장은 앞으로도 매달 이런 형태의 생태기행을 준비해 양산에서 숲 가꾸기 운동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자연보호를 하라고 말하진 않아요. 아이들에게 숲을 느끼고 같이 놀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면서 숲에 대한 자연스런 사랑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숲을 자주 찾고 가꿀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들 일이예요”

해맑은 얼굴로 조심스레 물 속 친구를 돌려 보내주는 아이들에게서 미래의 숲 가꾸기 전도사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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