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터미널 이전 후 도심 속 흉물로 전락
쓰레기, 불법 주차 등 관리 책임은 '네 탓'
시외버스터미널이 중부동에서 남부동으로 이전하면서 남겨진 중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와 건물이 도심 속 흉물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15일 남부동 신도시 부지로 이전한 시외버스터미널은 소유주인 (주)경남버스가 부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등기는 (주)경남버스로 되어 있다. 문제는 구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터미널 부지에 대해 관리주체가 모호해지면서 각종 쓰레기와 불법 주차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터미널로 활용될 당시에는 (주)경남버스가 관리 책임을 지면서 교통행정과가 감독 의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터미널 이전으로 교통행정과의 감독 의무가 사라졌다는 것. 현재 옛 터미널 부지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구석진 곳곳에 버려져 있지만 치울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시는 개인 사유지인 터미널 부지는 해당 소유주가 관리해야 한다며 행정 지도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경남버스 역시 매각 계획을 세운 후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도심 한 가운데 4천여㎡에 달하는 부지가 관리 주체 없이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이미 터미널 이전 이후 주변 환경관리는 물론 야간에 우범지대로 변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김아무개(38. 중부동)씨는 "그래도 양산의 중심이었던 곳인데 지금은 황폐하기 그지 없다"며 "구도심의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터미널을 지날 때 마다 구도심이 죽어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터미널 이전 전부터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여론이 높아지면서 시는 남부시장과 연계하는 대형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 구도심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터미널이 이전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시는 (주)경남버스와 매각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업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건설 계획 역시 현재 부지 활용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 가운데 하나일 뿐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터미널 부지와 연계해 구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시가 내놓은 '차없는 거리 조성 사업' 역시 담당 부서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옛 터미널 부지가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국도 35호선을 경계로 신도시와 구도심의 상황이 점점 달라지는 가운데 지역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양산의 오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