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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솔뫼약초이야기]독을 풀어주는 헛개나무 잎..
사회

[솔뫼약초이야기]독을 풀어주는 헛개나무 잎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8/28 00:00 수정 2007.08.28 00:00

헛개나무는 뿌리면 뿌리, 줄기면 줄기, 잎이면 잎, 버릴 것이 하나 없는 나무이다.
예부터 ‘헛개나무 아래에서는 술을 담그지 말라’는 말이 있을 만큼 술독을 빼주고 간을 이롭게 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이름이 왜 하필 헛개일까 의아할 것이다.
‘아무 소용없다’는 뜻의 ‘헛’자와 ‘변변치 못하다’는 뜻의 ‘개’자가 붙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 나무가 있는 집에서 술을 담그면 술이 썩어 ‘헛것’이 된다 하여 헛개나무라는 이름을 얻은 것뿐이다.

헛개나무는 높은 산 계곡에서 자라는데 특이하게도 가지에서 소 오줌 냄새가 난다. 하지만 잎은 향기롭고 깊은 단맛이 나는 고급 나물이다. 특히 헛개나무 잎을 먹으면 입안이 달달한 것이 단맛이 아주 오래 남기 때문에 음식 맛이 한결 좋아진다. 잎은 깻잎처럼 생겼는데 되도록이면 연하고 어린 것을 따내는 것이 좋다.

잎을 살짝 데쳐서 양념장에 쌈을 싸 먹거나 간장, 고추장에 땡초(청양 고추)를 채쳐 넣고 무쳐 먹으면 입맛이 확 살아날 만큼 별미이다. 여기에 제피(초피나무 열매) 가루를 살짝 뿌려 넣으면 더욱 맛이 깊어진다. 조금 큰 잎은 소금물에 삭혔다가 간장이나 된장에 넣어 장아찌를 담가 먹으면 된다.

어린잎은 솥에 덖어서 채반에 말렸다가 차를 우려내 마시는데 단맛과 구수한 향기가 어우러져 아주 기품 있는 맛을 낸다. 차를 만들기가 어려우면 커다란 잎을 주전자에 넣고 차를 끓여 마셔도 된다. 가을에는 잎과 열매를 함께 넣어 차를 끓여도 좋은데 찻물이 짙은 보랏빛을 띠기 때문에 눈으로도 차를 즐길 수 있다.

헛개나무 잎은 간을 건강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좋은 나물이다. 단, 나무껍질의 노란 부분은 독성이 있어 피부에 반점이 생기거나 눈이 침침해질 수 있으므로 처방 없이 먹으면 안 된다.

 

솔뫼.

양산 토박이로 25년간 영축산 토굴에 살면서 3대째 대를 이어 약초와 식물, 자연 생태를 연구해 왔다. 현재 통도사 부근의솔뫼산야초 농장(홈피: www.솔뫼산야초.kr)에서 우리 고유의 약초와 희귀 야생화를 복원하고 자연에 되돌리는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저서로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 《들고 다니는,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포켓북)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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