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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1기 양산등산교실을 열면서
산(山)에 오르면 평화가..
사회

제1기 양산등산교실을 열면서
산(山)에 오르면 평화가 온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9/04 00:00 수정 2007.09.04 00:00

‘평화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오는 걸까?’ ‘행복과 건강은 왜 필요하며,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런 의문을 던지며 산행을 시작해본다. 트래킹으로 히말라야 산정을 굽어보며 산대장 이상배씨와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간다.

“정상은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오, 끝이 아니라 반환점이다. 히말라야 앞에 인간은 정말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산을 오르기 전에 마음의 산을 올라라”

이런저런 대화 속에 ‘네팔에서 양산으로 돌아가면 등산학교를 만들어 참다운 산꾼의 후학들을 양성해보자’고 제의한다. 묵시적으로 동의는 했으나 ‘교장을 맡아주면 어떻겠냐’는 질문에는 고뇌할 수밖에 없었다. 경험과 지혜와 덕망이 부족한 저가 어떻게 교장까지….

귀국 후 몇 달이 지났다. 한번 한다면 해내고야 마는 이상배 산대장은 치밀한 준비와 열정으로 강사진을 일일이 면담하고, 준비가 완료됐으니 결심을 해달라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배운다는 자세로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제1기 양산등산교실에 동참했다.

양산등산교실은 예상외로 호응이 좋아 정원을 초과하며 성황리에 교육이 진행됐다.

불볕더위로 프라이팬처럼 뜨거워진 암벽을 탄다. 자일줄 하나에 생명을 담보하고 100여m 고공의 암벽을 오른다. 30대에서 72세 산할아버지까지.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깍아지는 절벽 앞에서 일사분란하게 산을 오른다. 전문적인 등반경험이 없는 참가자가 대부분이지만 교육을 시작한지 불과 며칠 만에 의지와 열정, 호흡의 일치로 등산사관생들을 만들어 낸 성과다.

일주일 뒤에 실시된 비속의 수중암벽계곡등반은 등산 스포츠 예술의 극치를 보여줬다. 생애 두 번 다시 올 수 없고, 볼 수 없을 정도의 고공 폭포수 암벽을 자일줄 하나에 의지해 낙오자 없이 모두 등반할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봉사정신과 사명감으로 무장된 지도자와 강사가 아니면 불가능했으리라.

우리 인간이 궁극적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평화다. 우리의 생명 자체가 평화다. 자연이 바로 평화며, 평화는 자연을 마시는 호흡과 같이 건강하고 조화로운 생명의 질서다.

자연과 같이 숨 쉬고 움직이는 생명현상. 그 속에 순환이 있고, 리듬이 있고, 균형이 있다. 평화는 인간의 본능이고 생명현상의 본질이며, 우주의 법칙이고 진리이다. 평화는 산행처럼 편하며 즐겁고 쉬운 것이다. 숨 쉬는 것이 그러하듯 산행도 자연을 숨 쉬며, 마신 것만큼 내어주며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이다.

산은 산, 물은 물
뚜렷한 깨달음 널리 비치니, 고요함과 없어짐이 둘이 아니로다.
보이는 만물은 관세음이요, 들리는 소리마다 법문이로다.
듣고 보는 이것 외에 따로 진리 없으니 모두들 알겠는가.
산은 산 그대로요,
물은 곧 물이로다.

범부중생들이 산을 바라본다.
그 순간 온갖 번뇌, 망상, 시비, 분별이 시작된다. 산이 높다, 낮다, 크다, 작다, 나무가 많다, 적다, 명당인가 아닌가. 망상으로 바라본다.

성철스님이 산을 바라본다.

온갖 시비, 분별, 번뇌와 망상이 사라져 깨끗한 거울 같은 그 마음에 비친 산은 오직 산 그대로요, 물 그대로이다. 마음의 번뇌를 내려놓고, 등산교실로 오라. 행복해 진다. 평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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