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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미술아놀자] 미술과 만나게 하자..
사회

[미술아놀자] 미술과 만나게 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9/18 00:00 수정 2007.09.18 00:00

며칠 동안이나 비바람이 불어 대더니 어느 듯 고개 숙인 벼이삭들이 통통한 몸을 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준비할 틈도 없이 와 버린 가을에 지난 여름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더듬어본다.

며칠의 휴가를 틈타 밀양 연극촌을 다녀왔다. ‘무서울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관람객이 있을까?’하는 내 염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공연마다 전부 매진이었다. 연령층도 어찌나 다양한지 60~70대 노인들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또 연극을 보면서 배우들과 호흡하는 관객들은 너무나 인상적 이었다.

오랜만에 나 자신에게 좋은 선물을 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내내 떨칠 수 없는 생각은 ‘왜, 미술은 대중과 호흡하는 벽이 높기만 할까? 작가같이 생각하는 법을 알게 하고 즐길 수 있게 할 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반성과 해결책을 찾는 중 변함없는 생각은 경제든 문화든 그 바탕은 창의적 발상의 중요성이다.

미술은 창조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열쇠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모티브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광고 크리에티브 디렉터인 토스카니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경제에서 창의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친 생각이라고 버림받았던 것들이 훗날 다시 평가받고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기도 하니까요”

맞는 얘기이다. 화가가 많은 나라에 과학자도 많다. 영국은 첨단 디자인을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20세기에 들어서 노벨상을 두번째로 많이 받은 나라이기도 하다.

화가들만 이미지를 쓰는 게 아니라 과학자들은 연구할 때 이미지를 이용한 직관적 방법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15세기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화가이지만 훌륭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경제인도 과학자도 예술가도 정치인도 우리에게는 먼 얘기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유학생이 박사 과정 중에는 성적이 좋았던 사람도 논문을 쓸 때는 상당히 방황하거나 독창적인 주제를 발굴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 가운데에서도 그런 아이가 있었다. 보고 따라 그리는 그림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데 자유 주제를 주면 무엇을 그려야 될 지를 몰라서 수업시간 내내 끙끙댄다. 화두를 잡아주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접근해 보지만 시간이 꽤 걸리고 또, 그런 아이들의 공통점이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데 굉장히 힘들어 하고 매사에 소극적이다.

그것은 결국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 생활의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리더가 되는 기회를 갖기가 힘들지 않을까? 내 생각을 분명히 말하고 또 그 내용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하게 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로 봐서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 아동들을 미래에 참된 인재로 키울려면 다각적 시각과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단순히 미술이 초등학교 저학년에 잠시 배우는 교양과목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끊임없이 보고 듣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술과 만나게 하자. 미술과 수학을, 미술과 영어를, 미술과 생활을.

김지영
화가, 양산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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