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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 럼] 10월 해외동포를 생각하는 모임들..
사회

[칼 럼] 10월 해외동포를 생각하는 모임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0/09 00:00 수정 2007.10.09 00:00
최영호 영산대학교 일어학과 교수

올해 10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해외동포와 관련된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정부는 10월 5일을 ‘세계한인의 날’로 제정하고 올해부터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첫 번째 기념식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동포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국내 국민들에게 해외동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해외동포들에게는 모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양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정부는 ‘세계한인의 날’을 전후하여 10월 4일부터 7일까지를 ‘세계한인 주간’으로 선정했다.

‘하나 된 내외동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로는 ‘세계한인의 날’ 당일 기념식 외에도 여러 장르의 예술 공연과 축하 행사가 진행될 뿐 아니라, ‘세계한인의 날’ 제정 기념 통일 마라톤 대회, Korean Festival, UCC 공모전, 웅변대회, 해외동포 이민 사진전 및 자료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재외동포재단, www.okf.or.kr)

10월 31일부터 3일간 부산의 벡스코에서는 ‘제6차 세계한상대회’가 열린다.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각지의 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한민족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마련된 국제 비즈니스 컨벤션 행사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행사에는 참여자 규모와 비즈니스 교역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40여개 국가와 지역에서 총 3천여명의 동포 기업인들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상대회에서는 관련 학술대회와 더불어, 업종별 비즈니스 상담,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기업전시회를 비롯하여 모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제6차세계한상대회, www.hansang.net)

이러한 정부 혹은 경제단체 주관 행사 이외에도,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해외동포 관련 행사로 10월 중에 개최되는 것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부산의 NGO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해외동포 민족교육에 관한 행사를 들 수 있다.

10월 12일부터 이틀간 부산민주공원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재일동포, 재중조선족, 중앙아시아 고려인 등의 민족교육 담당자들이 발제자로 참여하여 이 문제의 현황과 전망을 보고할 예정이며, 국내외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이 문제를 둘러싼 국내사회와의 동포사회와의 연대 과제와 방안에 관하여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 학술대회 행사를 전후하여 민주공원에서 해외동포문제 관련 사진전시회와 재일민족교육투쟁 관련 마당극이 열릴 것이며, 10월 21일 부산문화회관에서는 중국, 일본, 러시아의 동포 예술단에 의한 합동 공연이 선을 보일 것이다.(희망연대, www.pshope2002.or .kr)

해외동포 민족교육이란 재외한인 스스로가 한인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조선)어를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사용하여 한반도의 언어, 역사, 문화, 지리 등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동포사회 형성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민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가면서 그 강도가 희박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조국」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와 더불어 동포사회에서 끊임없이 민족교육을 지속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은 700만명에 달하며 중국인, 유태인, 이탈리아인 다음으로 그 규모가 크다. 그런데 해외동포 민족교육에 대해 종래 한국 국내사회는 민족교육 문제의 구조와 본질을 파헤치고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문제가 사회적 사건으로 부각될 때 그때그때 간헐적으로 민족 감정에 호소하여 이슈화 하는 측면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이 문제에 대한 현실성 없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일과성 운동으로 그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까지 민족교육 문제를 둘러싸고 이루어지고 있는 해외동포사회와 국내사회의 연대 양상은 「공동체적」 연대라기보다는 「전략적」 연대의 속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갖는 연대의 유지와 발전도 결과적으로는 한국사회와 해외동포사회, 나아가 해외동포를 지원하는 현지 시민사회와 연대감을 강화시켜가는 학습과정으로서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영호 영산대학교 일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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