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량초등학교 맞은편에는 대단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으레 건설현장이 그렇듯 대형 공사차량과 각종 공사잔해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삽량초 학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 걱정이 전혀 되지 않는 모양인지 태평하다. 왜일까?삽량초 맞은편에서 주공아파트 시공을 맡고 있는 진흥기업(주) 공영환 현장소장과 그 직원들은 매일 아침 등·하굣길 교통정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건설현장에서 자연히 발생하는 쓰레기가 학교 운동장으로 넘어갈까 걱정하며 매주 학교운동장 청소를 자청해 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삽량초 배구부 학생들을 위해 배구공 30개를 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삽량초 조규환 교장은 “1천세대가 넘은 대단지 아파트 공사가 학교 앞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건설현장 직원들이 스스로 안전사고를 대비하고, 학교 뿐 아니라 인근주민들을 위해 청소 등의 정화활동을 펼치기 때문에 전혀 걱정스럽지가 않다”며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여간 피곤한 업무가 아닐텐데 이런 봉사활동까지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니 고마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흥기업(주)의 이같은 따뜻한 나눔의 모습이 처음부터 주민들에게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비산, 소음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2건의 민원이 제소되기도 했다. 이러한 민원에 대해 공영환 소장은 타산지석의 마음으로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 충분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펼쳐왔다. 동시에 직원 30여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매주 화요일 아침 2시간씩 인근 하천인 다방천과 학교 운동장, 공원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비산먼지 발생 억제를 위해 공사현장 주변에 보리와 유채꽃 등 각종 작물을 심기도 했다. 이때까지도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루, 이틀 하다 말겠지’라고 말하는 일부 주민들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교적 깔끔한 공사현장이 유지되고 유채꽃과 보리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게다가 꾸준한 봉사모습을 지켜본 양산시에서 지난 6월 양산시장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공영환 소장은 “이같은 노력에 주민들은 일부 소음이나 분진 등은 건설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힘들지만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는 임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