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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창간1355주년 통도사 개산문화대재
佛빛으로 물드는..
사회

창간1355주년 통도사 개산문화대재
佛빛으로 물드는 가을산사 여행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0/16 00:00 수정 2007.10.16 00:00
오는 18일부터 나흘간 다양한 행사 열려

   
한낮의 타는 태양은 여전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스미는 바람에 가을이 묻어있다. 농익어 가는 10월의 가을 속에 고요하던 산사는 산문(門)을 연 날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산이 열린 날. 영축산 자락도 수줍은 듯 붉은 볼을 물들이며 불보살을 찬탄하는 듯하다 지금으로부터 1천356년 전 자장율사가 산문을 연 것을 기리기 위한 개산대재가 열리는 통도사를 앞서 만나보자.

산이 열리고 세상과 소통한다

음력 9월9일, 양력으로는 오는 19일, 자장 율사가 금강계단을 쌓고 통도사를 창건한 날이다. 수많은 불제자의 정진과 신행의 중심이 되어온 통도사가 잠시 숨을 고르며 그 시원을 묻는 날이다.

1천300여 년 세월을 지켜온 통도사의 웅장하고도 고아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질 개산문화대재는 그 순간을 함께한 수많은 사람에게, 절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가슴 가득 안겨 주기 위해 지금도 분주하다.

안과 밖 경계 허문 통도사

“문화 안에 종교가 있고 종교 안에 문화가 있다. 문화와 종교 모두 민초들이 아파할 때 따뜻하게 보듬고 위로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산문화대재는 활발한 문화 활동으로 유명한 주지 정우스님의 이런 뜻을 잘 반영한 행사다. 그래서 명칭도 ‘문화’를 넣어 ‘개산문화대재’로 칭했다.

법요식, 부도헌다제 등 기존에 행해오던 행사는 당연하지만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자 산사음악회를 새롭게 마련하고, 불교 포교를 위해 이주 외국인들을 위한 행사도 준비했다.

지역과 일반 대중 그리고 사찰이 함께 어울려 서로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종교의 참모습이고 그래서 개산대재의 참모습도 그러하다는 정우스님의 뜻이 오롯이 배어 나온다.

   
나흘간의 부처님세상 구경

개산문화대재의 전야재인 18일에는 설법전에서 개산문화대재 사생대회가 열리며 성보박물관에서 괘불특별전이 열린다. 저녁에는 정우스님이 창단한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에서 유명한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만 모은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려 시민들의 눈과 귀를 연다.

개산문화대재 본격적 첫날인 19일은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불공의식으로 시작한다. 그 후 설법전에서 개산 문화대재 법요식과 사생대회 시상식이 열리고, 대웅전에서는 부처와 자장율사의 가사(袈裟) 친견행사를 가진다.

부도원에서는 자장율사를 비롯한 60여 명의 고승을 모신 부도탑에 다식을 올리고 다례와 다화 꽃꽂이를 시연한다. 통도사 유치원생들이 보이는 재롱잔치 한마당과 ‘굿계 흥’사물놀이로 흥겹게 몸을 들썩이고 나면 어느새 날이 저문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대웅전 앞에서 만등 점등식이 시작되면 어두웠던 세상이 일순간 밝아지면서 모든 근심 걱정이 환한 등 앞에 사라진다.

20일에는 동아시아 불교문화 학술대회가 설법전에서 열리고, 21일 이주 외국인을 위한 행사를 마지막으로 나흘간의 개산문화대재가 막을 내린다.

통도사 정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솔밭길 이른바 보행로에서는 18일부터 21일까지 농수산물장터와 띠달기, 지역사진 동아리 전시회를 비롯해 야생화 전시회와 지역 도자기 전시회가 열린다.

   
절의 창건일 ‘개산대재’

개산대재란 절의 창건일을 기념하여 여는 큰 법회를 말한다. 불가에서 개산이라 함은, ‘산문’을 여는 일, 즉 절의 창건을 의미하고 또는 사찰을 창건한 스님이 입적한 날을 기리는 입적기일법회를 뜻하기도 한다.

한 종파나 사찰을 창건한 스님을 존경하여 개산조 또는 개조라 하여, 그가 입적한 날을 기념해 그 종파나 절에서 해마다 성대한 법회를 갖는 것이다. 해인사는 창건주 순응 스님을, 통도사는 자장 스님을, 범어사는 의상 스님을 개산조라고 한다.

최근 들어 처음 절을 세운 날을 기념하는 개산대재가 단순한 의식을 넘어 갖가지 산사음악회나 학술세미나, 전시 등의 문화행사와 접맥시키는 것은 이제 불교 행사의 보편적 형식이 되었다. 대중 속에 거듭 나려는 불교계의 노력이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통도사 역시 3대 불보 종찰의 명성에 걸맞게 지역과 사찰, 시민을 하나로 묶는 지역 축제로 개산대재를 탈바꿈하고 있다.

개산대재 문화행사

산사음악회-뮤지컬 페스티벌

18일 오후 7시 통도사 경내 주차장에서는 정우스님이 창단한 신시 뮤지컬 컴퍼니에서 준비한 화려한 뮤지컬 하이라이트 갈라쇼가 펼쳐진다.

귀에 익은 아바의 음악과 함께 절묘하게 엮어진 가족과 친구에 대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 손꼽히는 ‘맘마미아’와 세상에서 가장 관능적이고 뜨거운 무대로 일컬어지는 ‘시카고’,  런던과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연되며 뮤지컬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인 ‘미스사이공’을 비롯해 뮤지컬계에 20세기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어른들을 위한 디즈니의 거대한 작품인 꿈의 뮤지컬 ‘아이다’ 등 화려한 뮤지컬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역 도자기 전시 판매장

본래 차 문화는 사찰에서 가장 발달했다고 한다. 통도사는 창간636년부터 차나무를 재배했었고 이와 함께 다기가 발달했다. 그래서 전국의 도자기 장인 중에서 통도사 주위에 자리를 잡은 장인만 1천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개산문화대재 기간에 ‘지역 도자기 전시 판매장’이 열리는 것은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포교과장 세봉스님은 “통도사가 도자기 문화를 가장 발달시킨 곳임에도 지금껏 도자기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개산문화대재 기간에 지역 도자기 장인들이 자신들의 실력도 뽐내면서 이를 활성화해 ‘경기도 이천 도자기 축제’와 ‘문경 차사발 축제’처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자기 전시 판매장은 18일부터 21일까지 보행로에서 항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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