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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가 학교 시험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연습하랴 공부하랴 몸이 두 개라도 힘들었겠다고 묻자 모두들 “힘든 만큼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신들림’ 부장 류입새 학생은 처음 참가한 도 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아 아직도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구와 북, 꽹과리를 연주하는 그들을 보면 그 말이 빈말임을 알 수 있다. 5년 동안 축적된 실력은 절로 어깨춤이 나올 만큼 신명나기 때문이다. 과연 최우수상에 버금가는 실력이다. 반면, 2년 전 혜성처럼 나타나 짧은 시간동안 동아리 계의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는 ‘질풍노도’는 대회 전 날 전 회원이 합숙을 하며 당일 날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나 연습을 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은 무대에서 듣는 이의 가슴을 고동치는 강렬한 가락으로 심사위원들의 넋을 빼놓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우량상에 그쳤는데, 이유가 경쟁팀이 참가하지 않았서라고. 그래서 ‘질풍노도’ 회원들에게 이번 대회는 진한 아쉬움과 섭섭함이 남은 무대였다. 하지만 과거에 연연하기 보단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또 같은 학교에서 나란히 두 팀이 나가서 받은 결과라 어찌 보면 억울할 법도 하지만 그냥 한 번 씩 웃고 만다.“열심히 한 만큼 상을 못 받았지만 어쩌겠어요. 다른 학교에서 저희 실력이 무서워서 안 나온 걸요. 대신 다음 대회에선 꼭 저희 실력만큼 상을 받아 올 꺼예요”라고 말하는 당찬 모습에서 질풍노도만의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다. 두 동아리 담임을 맡고 있는 이영욱(46) 교사는 “이번 대회에서 아이들의 열정이 빛을 본 것 같아 기쁘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쏟아 부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연습을 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다”고 말했다. 신명나는 풍물소리와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로 서로를 견제하기도 하면서 때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남부고 대표 동아리 ‘신들림’과 ‘질풍노도’. 좋아하는 것에 미쳐서 빠져들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