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꿈과 희망이 커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공식과 영어단어 외우기는 중요하지 않다. 참교육은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심성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에 ‘좋은 심성과 꿈을 가져라’는 교육목표를 실천해가는 학교가 있다. 웅상에 위치한 신명초의 참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진석이(신명초 1학년)는 요즘 학교에 새로운 벗이 생겼다. 등교 시간에 누구보다 먼저 진석이를 반갑게 맞이하고, 쉬는 시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준다. 하루가 다르게 부쩍 자라는 친구의 모습이 진석이는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진석이의 친구는 바로 화단에 피어 있는 꽃. 그냥 꽃이 아니라 진석이가 직접 심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꽃이다. 진석이 뿐 아니라 신명초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꽃을 가지고 있다. 화단에 심어져 있는 수많은 꽃 중에 나의 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마음이 벅차다. 아이들은 화단에 아름다운 꽃을 심으며 동시에 자신의 마음에도 소중한 꽃을 심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꽃 심기’ 통해
자연의 소중함 몸소 느껴지난 9일 신명초는 ‘내 마음의 꽃 심기’ 행사를 가졌다. 교사와 아이들 뿐 아니라 학부모들까지 참여한 이날 행사는 그야말로 참교육의 현장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학교 화단을 직접 아름답게 가꾸며 아이들 스스로 학교를 아끼는 마음을 가지게 됨과 동시에 흙과 꽃을 통해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이날 학교 안 곳곳에서는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까지 한데 어울려 학년별로 분류되어 있는 화단에 자신이 선택한 꽃을 가져다 심고 꽃 한켠에다가는 작은 팻말을 붙인다고 하루종일 분주했다. 정종교 교장은 “오늘 심은 꽃들이 지금은 작은 모종이지만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다”며 “자신이 심은 꽃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가면서 자연을 아끼고 보존해야한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를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내 마음의 꽃 심기’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전교생이 아닌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만으로 이날 행사를 진행했지만, 무려 400명이 함께해 뜻깊은 행사에 대한 관심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학부모ㆍ학생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실망하기는 이르다. 신명초는 미처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언제라도 학교 안 화단에 꽃을 심을 수 있도록 화단을 개방하기 때문이다. 주말을 이용해 신명초 학생이라면 누구나 부모님과 함께 꽃심기를 할 수 있다. 서준규 학교운영위원장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여느 행사와 달리 계속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는 것 같다”며 “또 학생과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어 자녀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도 되었다”고 전했다. 내 마음의 꽃심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후 자신이 심은 꽃과 관련해 꽃이름 콘테스트, 꽃과 함께하는 사진 콘테스트, 그림, 글짓기, 좌우명 콘테스트, 추억내용 콘테스트 등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꽃내음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함께 어우러질 신명초의 가을날이 기대된다. ------------------------------
인·터·뷰 / 정종교 교장“정말 신명나는 신명초 만들 터”“신명나는 수학시간으로 자기주도적 공부습관을 기르고, 신명 비타민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을 가졌으며, 내 마음의 꽃심기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우리 신명초 아이들에게 이제는 문화예술적 소양을 길러 주고자 합니다”이토록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가진 교장은 다름 아닌 정종교 교장. 동면초에 양산학춤 둥지를 틀게 만들고, 덕계초에 덕계과거시험을 뿌리 내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9월에 신명초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 정 교장은 신명초를 정말 신명나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우선 방과후교육활동으로 양산의 전통문화인 양산학춤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교장은 문화예술체험의 기회를 아이들에게 제공할 뿐 아니라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학의 고고함과 선비의 기개를 품는 학춤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탁월합니다. 또 24가지의 춤사위를 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신체적 발달과 성장에도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정 교장의 남다른 교육 프로그램 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가장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신명초 이야기방’이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지만 독서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다. 정 교장은 아이들에게 독서와 논술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복도 코너에 이야기방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각종 소품과 의상을 활용해 이솝우화방, 전설의고향방, 탈무드방, 아라비안나이트방 등 각각 특색있는 이야기방을 만들어 이에 맞는 서적을 배치한다는 것. 그리고 책에서 읽은 내용을 자기 나름대로 머리 속에 그린 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이다. “조용하기만 한 도서관보다 책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방이 책에 대한 집중력을 더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눈으로 읽고 쓰는 것들을 말로써 이야기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죠. 이후에는 이야기 대회를 개최해 아이들의 이야기 능력을 키울 예정입니다”
신명초의 자랑거리
급식교육 신명 비타민“식생활습관은 한마디로 ‘버릇’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올바른 식습관은 다양한 체험과 실천 활동 속에서 직접 몸으로 익혀 습관화되어야 하는 것이죠”신명초는 아이들의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기르기 위해 2007년 한 해 경남도교육청지정 급식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해 왔다. ‘신명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올바른 식습관도 결국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선 학교급식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급식도우미를 조직해 안정감 있는 급식교육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급식소 체험활동, 식생활 관련 동시 외어쓰기, 급식 일기쓰기, 우리 농산물 재배지 현장 견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쳤다. 또 부산식약청, 양산보건소, 경남정보대 치위생과와 연계해 교육을 전개했다. 뿐만 아니라 가정 다이어리를 제작해 학부모의 참여를 유도, 가정과 연계해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했다.
신명나는 수학시간“놀이를 통해 수학을 배우고, 생활속에서 직접 수학을 활용하면서 어렵고 지루한 수학시간이 신명나는 수학시간으로 바뀌었어요”신명초 수학시간은 여느 학교처럼 조용하지 않다. 마치 미술 시간처럼, 과학실습을 하는 것처럼 만들고, 그리고, 토론을 반복한다. 바로 ‘재미 up 실력 up 신명나는 수학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수학자료를 활용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 이 수업의 기본취지이다. 우선 교실과 복도 게시판에 수학판을 설치하고 수학자료실을 만드는 등 수학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후 마방진 놀이, 칠교 놀이, 폴리드론 놀이 등 학습자료를 통해 수학교육과 놀이학습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 운동회 속 수학, 수학 일기쓰기, 학교 신문을 통한 수학 이야기 등 생활 속에서 수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