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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웅상의 자랑스런 딸, 여기도 있다”..
사회

“웅상의 자랑스런 딸, 여기도 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1/06 00:00 수정 2007.11.06 00:00
평산동, 정신지체2급 사이클선수 김은빈 학생
선수생활 4개월 만에 전국대회 잇달아 입상

   
▲ 김은빈 학생(오른쪽)과 어머니 조형옥씨(왼쪽)가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수상한 동메달을 보며 웃고 있다.
“장애인은 우리들의 딸이 아닙니까?”

지난달 26일 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장애아를 가진 엄마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평산동에서 사는 조형옥(39)씨가 올린 글은 최근 김천에서 막을 내린 전국체전에서 입상한 아이들의 이름이 걸린 현수막을 보고 느낀 내용이다.

“‘장한 웅상의 자녀’라는 현수막에 전국 체전에서 입상한 아이들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가슴 한 쪽이 쿵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딸은 전국체전에 이어 열린 장애인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2개나 땄는데…”

조씨의 첫 딸인 은빈이(17)는 사이클 선수로 첫 전국체전에 참가해 2개의 동메달을 땄을 뿐 아니라 지난주 인천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사이클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딸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것도 올해 6월 김해 은혜학교 사이클부의 테스트를 받고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4개월만의 일이다.

조씨는 이런 사소한 일에도 장애우와 일반인이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자 갑자기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은빈이가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따고 난 뒤 장애인 등급 갱신을 위해 동사무소를 찾았을 때 담당 공무원에게 축하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지만 정작 동사무소에서 내건 현수막에서 은빈이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어요”

‘웅상의 자랑스런 딸’에서 은빈이가 빠진 것은 조씨에게 큰 아픔이었다. 가득이나 양산에 특수학교가 없어 먼 김해까지 은빈이를 보내야 하는 설움도 한 몫했다. 은빈이는 현재 특수학교 기숙사에서 평일을 지내고, 주말에야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다. 통학을 하려 해도 웅상까지 학교버스가 오지 않는 데다 김해까지 매일 통학시키는 어려움 때문에 집에서 은빈이가 학교에 다니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원래 웅상에서 일반학교를 다니던 은빈이가 또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특수학교로 전학하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이후 약간의 자폐 증상까지 더해지면서 어머니 조씨의 마음은 더욱 쓰라렸다.

하지만 은빈이가 전국체전과 전국사이클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훨씬 밝아져 어머니의 마음이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은빈이도 “요즘 내가 학교에서 인기짱”이라며 가족들에게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인라인스케이트, 퀵보드 등 바퀴 달린 것에 관심이 많아 자전거 타기도 스스로 배웠다는 은빈이. 비록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지만 ‘웅상의 자랑스런 딸’로 이제 내년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로의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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