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정읍에서 열린 제15회 정읍사 전국서화 대전에서 태경(兌耕) 최양두씨가 문화부장관상인 대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생각지도 못한 수상에 아직도 얼얼한 기분이라는 최씨는 “그저 스승이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연습을 했을 뿐”이라며 “스승과 가족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로 붓을 든 지 20년이 넘었다는 최씨는 대한서화예술협회와 관설당 서예대전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매일 새벽 4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맑은 정신에 2시간가량 글을 쓰고 운동을 하며 체력을 유지한다는 최씨는 새벽에 쓰는 글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서예는 옛 선인들의 고매한 정신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에 그 신비롭고 숭고한 기운을 느끼며 글을 쓰면 정중동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최씨는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에 집중하기 보다는 글 속에 담겨있는 내용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선인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글을 옮겨 쓰면서 그 내용을 가슴에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도 최치원의 ‘가야산 독서당’이다. 어지러운 정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명문장에 빗대어 지금 우리나라 정계에 쓴소리를 전한 것이다. 최씨는 “글을 쓰다보면 현실의 난제를 풀 수 있는 선인들의 지혜를 많이 접하게 된다”며 “이런 서예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