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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예신동 나왔다” 양산여고 소가영 학생..
사회

“문예신동 나왔다” 양산여고 소가영 학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1/20 00:00 수정 2007.11.20 00:00
전국고교백일장 대상… “평소 독서로 글감 풍부해”

「지호는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다른 장애를 안고 있다. 학교 축제가 다가오자 같은 반 친구들은 ‘동화 속 공주의 현대판 해석’이라는 주제로 연극을 준비하면서 지호에게 인어공주 역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지호는 무대에 설 자신도 없었으며, 친구들이 자신의 장애를 가지고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한다며 연극 연습이 있는 동안 학교를 가지 않았다. 학교축제날, 이른 아침에 친구들이 지호의 집을 찾아와 축제안내장을 지호에게 건넨다. 그 속에는 ‘인어공주역: 지호’라고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 또 다른 글이 쓰여 있다. “동화 속에서 남들보다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진 인어공주를 진실하게 사랑해주는 왕자님이 있듯이, 우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너를 우리는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지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는 이 글은 양산여고 소가영(17. 사진) 학생이 제13회 전국고교생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의 줄거리이다. 지난 10일 전북대에서 개최한 이 대회는 (사)민족문학작가회에서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백일장으로, 올해도 2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문예실력을 겨룬 가운데 가영이가 문화부장관상인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대회의 글제인 ‘등장인물’을 ‘연극’이라는 소재로 착안한 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라는 사회문제와 연결시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로 완성시켰다. 게다가 장애인에 대한 시각 부분에서도 구태의연한 설명없이 강한 메시지를 남긴 점에서도 높게 평가받았다.

고교 1학년생 답지 않은 문예실력을 갖춘 가영이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부산대 백일장에서 소설부문 장원을 수상했고, 앞서 지난 5월 부경대 백일장에서는 수필부문에서 차하를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초·중학교 때부터 삽량문화제 글짓기 대회, 교육장배 글짓기 대회 등 양산지역 문예대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가영이가 ‘문예 신동’으로 불리울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바로 청소년 독서왕이기에 가능했다. 가영이는 올해 양산도서관이 선발한 청소년 독서왕이다. 가영이는 “중학교 때는 일주일에 11권에서 15권 정도를 봤다”며 “도서관에서는 한 사람당 3권밖에 빌리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님과 동생 독서카드로 책을 더 빌려다 보곤 했다”고 말했다.

가영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글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부산대 백일장에서 ‘전람회’라는 글제를 현재의 입시전쟁과 연결시켰다. 미래의 고교생들이 전람회에서 현재의 고교생들의 입시현장을 보고는 매우 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경대 백일장에서는 ‘잠시나마’라는 글제로 아버지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을 가슴 저미게 표현해 내기도 했다. 가영이는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글감이 많이 떠오른다”며 “글쓰기가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가영이가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다. 학창시설 문학소년을 꿈꿨던 아버지가 있었고, 독서로 태교를 할 만큼 책을 좋아했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영이의 문예실력이 자연스레 키워질 수밖에 없었던 것. 

훗날 ‘어머니’로 글을 쓰고 싶다는 가영이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어머니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그런 어머니의 심정이 담겨 있는 이 시대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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