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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칼럼] 중고생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단체..
사회

[박성진칼럼] 중고생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단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1/20 00:00 수정 2007.11.20 00:00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중고생들이 수도권의 동사무소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난데없는 ‘골프장 건설 찬성 집회’에 동원됐다고 한다. 골프장 건설의 당위성과는 별개로 관제 데모에 동원된 것이 문제다. 또 음란물 등으로 제작된 전단지나 벽보를 수거하는 일을 청소년에게 맡긴 구청도 있고, 어떤 사회봉사단체에서는 바자회 티켓을 팔면서 ‘봉사활동 2시간’ 확인증을 끊어주기도 했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1995년 교육개혁위원회는 교육개혁 방안의 하나로 청소년의 수련활동과 봉사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하도록 하고 이듬해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제도가 부실하고 형식적으로 흐르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비교육적인 처사로 발전되고 있음을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관공서에서조차 봉사활동에 대한 취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신청한 청소년들에게 청소나 서류정리 등 잡일을 시키거나 귀찮은 듯 상대하는 관행에서도 기인한다. 봉사단체 자체에서도 봉사시간 확인을 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자신이나 이웃의 아동에게 하지도 않은 봉사를 했다고 인정하는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해 제도의 본질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알아서 해오라는 요구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기관이나 학교 자체에 설치된 ‘자원봉사센터’가 있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과 연결해 준다.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내용을 활용하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센터에서 수요와 공급을 조정해 주는 것이다.

봉사활동은 자선행위와 달라서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적십자 봉사회원들이 간병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수하는 것은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을 돌보는데 필요한 지식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라 할지라도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고 임해야 한다는 것이 봉사의 기본개념이다.

지난 주 우리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중고생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단체가 발족돼 정식 출범했다. ‘웅상청소년자원봉사대’가 그것인데, 10년 이상 청소년문화단체를 통해 청소년들의 국제교류와 지역봉사활동을 지도해 온 경험을 가지고 지역의 후원을 받아 결성되었다 한다.

이 단체는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문화를 체득하게 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봉사활동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놓고 있다. 크게 나누어 소외계층 봉사활동과 환경지킴이 활동으로 구분해 놓고 있는데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의 대상은 주로 시설이나 병동에 있는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 준다거나 산책 길동무, 발 주물러드리기 등이 있고 장애아동의 수업활동 보조와 시설을 방문해 일손을 돕는가 하면, 지역 특성에 맞게 이주노동자 자녀들의 학습을 돕거나 또래상담의 멘토가 되어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환경지킴이로는 주변 어린이공원에 대한 주기적인 청소활동과 하천정화활동, 문화재지킴이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하니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로서는 진정한 자원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돼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단체는 이러한 노력과 활동을 인정받아 얼마 전 경남도청소년종합지원센터의 실사를 받고 독자적으로 자원봉사활동시간을 인정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한 인증을 부여받았다고 한다.

정부가 교육의 백년대계를 내세워 시행중인 중고등학생들의 봉사활동제도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사회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그 한가운데 청소년 본인이 있다.

진정한 봉사활동은 자신을 먼저 살찌우고 나아가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 자원봉사활동은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존재성을 깨닫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가치있고 중요하다고 느끼게 하므로 청소년들의 인격 함양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웅상청소년자원봉사대 발대식에서 노인병동의 낯선 할머니 발을 주물러 드리면서 좀더 정성스레 친구가 되고 싶었다는 여고생의 체험담이 가슴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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