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설정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많이 보던 설정이지만 일본적인 표현은 좀 다른 것 같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도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남매라는 벽 앞에서 안타까워하는 두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애써 감추고 서로가 절실해질수록 더 밀어 냄으로서 감정의 폭발을 끝까지 억제한다.사랑하는 감정을 서로에게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함에도 그들은 그런 감정을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그저 뒤돌아 서 코를 막고 눈물을 참을 뿐이다. 이렇게 눈물을 아끼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이 품고 있는 감정은 더욱 절실하고 더욱 선명하게 와 닿는다. 세상에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 밖에 없고, 이제 한창 청춘의 초입에 들어선 두 사람에게 서로를 향한 감정이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겠는가.통속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잔잔히 이어지던 감정의 맥이 젊은 주인공의 허망한 죽음으로 뚝 끊어져버리고 자연스럽지 못하게 영화는 끝을 맺는다. 마치 의붓남매는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교과서적인 교훈을 강요하듯이… 이런 결말이 일본적인 적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영화라면 최소한 이런 결말은 아닐 것이다. ‘낡은 앨범을 넘기며 고맙다고 말했어요. 언제나 가슴 속에서 힘을 주는 사람이여…’
곡이 좋아 즐겨듣던 나츠카와 리미의 나다소우소우(淚そうそう;이 영화의 원제)의 가사가 새롭게 귀에 꽂힌다. 극 중에서 카오루가 오빠를 부르는 오키나와 사투리가 니-니-(오빠야-)하고 같이 들려오는 것 같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해서는 안 될 사랑은 없다. 전대식 /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