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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 럼] 장훈(張勳)과 재일동포..
사회

[칼 럼] 장훈(張勳)과 재일동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1/27 00:00 수정 2007.11.27 00:00

지난 10월 5일 ‘제1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는 해외동포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왕년의 프로야구 선수 장훈(張勳)씨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그리고 11월 6일 도쿄의 한국대사관에서는 그를 비롯한 재일동포 18명과 2개 단체에게 대한민국 정부의 훈장이 수여된 것을 축하는 모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유명환 주일 대사는 “특수한 역사성 가운데 수많은 고난을 극복한 여러분의 노고가 동포사회의 발전에 크게 공헌해 왔다”고 치하했다. 그리고 정진(鄭進) 민단 단장은 축사를 통하여 “여러 선배들의 애국 애족정신이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장훈은 일본에서는 ‘하리모토 이사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타 제조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40년 6월 19일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모님의 고향은 경상남도 창녕이며 아버지의 도일(渡日) 후에 어머니가 가족들을 이끌고 현해탄을 건넜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을 때때 큰 누나를 잃었다. 5세 때 후진하는 트럭을 피하다 화덕에 오른손이 들어가 화상을 입고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오른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본래 오른손잡이였지만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왼손을 사용했다. 이러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일본사회로부터의 민족차별을 견디어 내면서 일본 프로야구 역사에 빛나는 통산 3천85 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981년에 은퇴한 이후 야구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프로 야구 위원회 고문으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 일본의 Wikipedia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몸집이 특별히 커서 골목대장으로서 언제나 많은 부하를 데리고 다녔다. 당시 Hiroshima Carp 팀 연고지 히로시마의 종합구장 담을 넘어 들어가 경기를 자주 공짜로 보았다.

그 때 우연히 훔쳐본 Yomiuri Giant 팀 숙소의 식사 풍경이 그 후 장훈의 인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전후 물자 부족과 기아가 아직 계속되는 시절에도 선수들은 푸짐한 고기를 먹고 있었고 날달걀을 3개 4개씩 밥공기에 넣어 먹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장훈은 프로야구 선수에 대해 동경심을 깊이 가지게 되었으며, “어머니에게 넓은 집을 사드리겠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싶다”고 하는 두 가지 꿈을 가슴에 안고 매일 매일 매달아 놓은 폐타이어를 향해 방망이를 쉬지 않고 두드렸으며 야구에 몰두해 갔다.

일본과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그의 생애를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9월에 그의 자서전 ‘일본을 이긴 한국인’이 복간되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책에는 그가 재일한국인으로서 일본사회의 차별 가운데 살아야 했던 시련과 극복의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는 풍요로운 삶을 꿈꾸며 야구에 인생을 걸기는 했지만 일본으로 귀화하지 방법을 택하지는 않았고 한국 국적을 지켜냈다.

오마이뉴스’ 기자는 그가 재일동포의 귀화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귀화하는 사람을 뭐라고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개인의 생각 나름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인생이 성공하면 그것으로 좋은 것 아닙니까. 제가 막을 권리도 없죠. 사실 처음에는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가능하다면 말이죠”

그가 요즈음 분주한 일정 가운데에도 재일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요구 운동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3일 돗토리현(鳥取縣)에서 열린 ‘제1회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심포지엄 in 鳥取’ 모임에서 그는 ‘일본, 한국, 在日에 걸친 야구인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과거를 회고하는 이야기로 강연을 진행하는 가운데 “인간이 달에 가는 시대에 아직도 구별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에 영주권은 있지만 참정권은 조국 한국에도 없고 일본에도 없다”라고 강조하며 재일동포의 차별적 현실을 지적하고 참정권 문제를 제기했다. 이 모임을 주관한 나가야마 마사오(永山正男) 돗토리대학 부학장을 비롯하여 4명의 일본인 지정토론자들은 한결같이 영주외국인도 권리의 주체인 주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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