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별 지지세력 재편, 대선 이후 총선 염두
'화합' 명분 아래 부정적 지역 여론은 외면
지난 26일 대선 후보 등록이 완료된 가운데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의 지지 세력 간의 지역 내 경쟁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선 후보로 등록을 마친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5명의 주요 후보군을 지지하는 지역 인사들의 움직임이 대선을 넘어 내년 4월에 예정된 총선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확산하며 넓은 지지세를 얻고 있는 이명박 후보 진영은 한나라당 공조직 외에도 사조직을 포함해 가장 많은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 내 보편적인 한나라당 정서에도 불구하고 김양수 국회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며 시민연합에 참여한 인사들이 공조직에 새롭게 합류한 것이 우선 눈에 띈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양수 의원과 공천을 놓고 대립을 보였던 인사 가운데 공조직에 합류한 인사는 도재율 양산철쭉회 회장과 최양두 전 시의원 출마자 등이다. 또한 손유섭 전 시장과 김상봉 노인회 회장 등도 눈에 띄는 인사들이다. 이명박 후보의 사조직으로는 한나라당 시장 후보 공천에 도전했다 탈당한 성홍룡씨와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창진 직능정책본부 특별단장 등이 이명박 후보를 돕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나동연 시의원이 지지의사를 표명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명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지방선거를 통해 감정 대립을 보여온 한나라당 지지세력 내부 간의 이합집산까지 일어나고 있다. 결국 '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인사 영입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배경이다. 더구나 일부 인사들은 탈당 이후 입당을 반복하거나 당적 정리조차 하지 않은 채 선거 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정당정치의 기본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통합신당 역시 6명의 공동위원장이 양산지역 정동영 후보의 선거운동을 이끌어 가기로 해 당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번 위원장 선임을 내년 총선을 겨냥한 자리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통합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주철주 당원협의회장, 신일우 전 당원협의회장, 이철민 전 시장 경선 출마자, 김영태 전 시장 출마자, 정병문 전 시장 출마자, 송인배 전 국회의원 출마자 등 6명이 공동위원장 체제로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대립을 보여온 계파간의 이해를 반영해 위원장 자리를 안배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인 시의원 역시 합류 의사를 밝혔으나 탈당 인사에 대한 참여를 배제한다는 중앙당의 입장에 따라 공조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헤프닝을 낳기도 했다. 한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노사모 출신 일부 인사와 전교조 인사들이 지지 의사를 밝히며 지역 내 지지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듯 지역 인사들의 대선 참여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 양상을 보이면서 '화합'이라는 명분 아래 각 정파간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