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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병마와 싸워 이룬 값진 문학세계..
사회

병마와 싸워 이룬 값진 문학세계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2/04 00:00 수정 2007.12.04 00:00
한상식씨, 제8회 시흥문학상 대상

지난 4월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 문학지인 제11회 구상솟대문학상에서 ‘어떤 중매’외 2편의 시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녹인 아동문학가 한상식(32, 중부동) 씨가 이번에는 제8회 시흥문학상에서 ‘벽화사진을 보며’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일 수상자를 발표한 제8회 시흥문학상은 전국에서 시 부문만 300여명이 응모해 경합을 벌인 끝에 한 씨가 대상을 수상한 것.

심사를 맡은 박남권 씨는 “시란 일상적 진술로 독자에게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하고, 가슴을 태우며 빚고 거기에 자신의 깨달음을 담아내어야 하는 것”이라며 “대상 ‘벽화 사진을 보며’는 그런 의미에서 역사 속으로 자아를 몰입시켜 일체감을 이루고자 한 열정과 노력이 보였다”고 평했다.

「신문 하단에 난 고구려 고분 벽화사진을 본다/수레에 탄 채 손에 부채를 든 관리를/ …(중략)…그 글속에 그려진 한 여인의 화안한 얼굴에 가슴이 벅차 눈을 지그시 감았으리라/감은, 두 눈에는 차마 글로 쓰지 못한 곤지 같은 사랑이 살풋 어려 있었으리라/딛는 걸음걸음마다 닿는 눈 길눈길마다 제 맘 주며 길을 가는 벽화 속 사람들/그 사람들의 곱게 다문 입속엔 내 설익은 사랑이 여물어가고 있었다」

한 씨는 신문에 실린 고구력 벽화 사진 한 장을 보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레에 탄 채 손에 부채를 든 관리의 모습이 고향에 두고 온 노모와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는 듯이 보여 자신의 마음을 빗대 형상화한 것이라고. 

 ‘2005년 신춘문예'에서 수정같이 맑은 동화 ‘엄마의 얼굴'로 수상을 했던 그는 양산 유일의 장애인 아동문학가다.

스무 살 한창때에 형과 누나에 이어 희귀성난치질환인 근육병에 걸린 그는 집에 들어앉아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책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면서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병 때문에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문인들과 교류가 쉽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한 씨는 읽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드는 동화와 시를 써 자신만의 책을 내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양산시가 가슴 따뜻한 동화작가의 선두자인 이원수 문학상을 하루 빨리 제정하는 것이 양산 문학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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