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추진하는 교육사업이 '용두사미(龍頭蛇尾)'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시는 지난해 7월부터 지역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서비스를 실시했지만 실제 이용하는 학생이 턱없이 적어, 내년에는 사업의 명맥만 이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최소한의 예산만 편성해 놓은 상황. 이에 시의회는 기획예산과 예산심의에서 이 사업과 관련, 실효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없이 교육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사업은 서울 강남지역 유명학원 현직 강사의 강의가 실린 사이트를 지역내 고등학생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가 연회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8천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1천847명의 고교생들에게 연회비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7월23일부터 11월23일까지 학생들의 사이트 접속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6%에 그치는 매우 저조한 이용현황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1천명의 학생들에게 또다시 연회비를 지원하기 위해 2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빈축을 사고 있는 것. 박윤정(통합신당, 비례대표) 시의원은 "일반적으로 성적우수학생들에게 편중되어 있는 교육사업과는 달리 희망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를 줬다는 의미에서 고무적인 교육사업임에는 틀림없다"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 할지라도 교육현장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확한 수요조사와 실효성에 대한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8천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을 4개월만에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없이 2천만원으로 축소한 것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6%의 접속량은 시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한 숫자이고, 직접 강남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한 숫자가 누락되어 있는 수치다"며 "접속량이 다소 저조하더라도 실제 성실히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사업규모를 조금 축소한 뒤 사업의 필요성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시가 지원하는 이같은 교육사업을 받아들이는 학교측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ㄱ고교 한 교사는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신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에서는 경쟁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각 반별로 신청 할당인원이 주어지기도 했다"며 "게다가 학생들 가운데는 자신이 신청한 사실조차도 잊은 채 단 한번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있을 정도로 무료사업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전했다. 시의 교육사업에 대한 학교측의 태도 문제는 교육경비보조금 지원과정에서도 여러번 지적되었던 것이다. 교육경비보조는 기초환경개선분야와 학업증진분야로 나뉘지만 70~80%의 학교가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하는 사업에만 신청할 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학업증진분야에 대한 사업 신청은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실 개선이나, 도서관 사업 등 매년 비슷한 항목으로 지원신청을 하는가 하면, 복사기나 CCTV 등 단순 제품구입비까지 신청하고 있어 교육환경의 질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경비보조사업의 본취지에 어긋난 행동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시는 교육사업 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야 하며, 일선 학교 역시 경쟁적 지원금 유치가 아닌 학생들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사업을 고민하는 진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