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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 럼] 웅상지역 소방도로 유감..
사회

[칼 럼] 웅상지역 소방도로 유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2/11 00:00 수정 2007.12.11 00:00

웅상(지금은 서창동, 덕계동, 소주동, 평산동으로 갈라졌지만)의 도시기반시설의 열악성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바이지만 그 중에서도 도로의 열악성은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도로의 절대 소통량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소통의 불편함, 불합리한 신호체계, 설계 자체의 모순성, 비경제성 등 졸속 팽창 무계획 도시의 모든 교통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근본적이고도 어쩌면 거의 불가항력적인 불편이나 불합리성을 일시에 개선하거나 곧바로 뜯어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그렇게 속시원하게 문제들이 풀릴 것이라고 바라기에도 우리 주민들은 이미 지치고 지쳐버린지 오래이다.

서창 시내를 관통하는 2차선 도로가 외곽도로로 4차선이 뚫리기까지 무려 26년이 걸렸다는 걸 주민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7호국도 우회도로가 설계중이라지만 이 7호국도 우회도로 문제도 벌써 논의되고 그 필요성이 여론으로 들끓은지도 십수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있는 형편이다.

주민들은 이제 7호국도의 교통체증에 만성이 되어 버렸을 뿐 아니라 자포자기 상태로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다. 이런 형편에서 웅상이 4개 동으로 분동이 되고 모든 시정이 원활해 지고 보다 더 도시화되고 편리해지리란 기대를 안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금년 봄 서창에는 웅상 유사 이래 이면도로 즉 소방도로란 것이 유일하게 서창마을 동쪽 시가지를 뚫고 일직선으로 보기도 좋게 시원하게 개설되는 경사(?)를 맞게 되었다. 주민들은 모두 환영을 하였고 웅상 분동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아 매우 흐뭇해 하고 기뻐했었다.

도시(都市)라는 한자말은 순우리말로 나타내자면 ‘저잣거리’란 뜻에 해당한다. 시가지(市街地)라는 말도 도시의 중심 번화가를 나타내면서 번창한 큰 길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발달 변천은 거리, 길(저잣거리, 시가지)의 발달 변천이나 개설을 빼놓고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며 그 도시라는 이름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도시는 곧 길이요, 거리다. 거리가 없는 도시는 죽은 도시요, 거리의 소통은 곧 도시의 생명이요, 저잣거리의 대동맥, 시가지의 핏줄이라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답답하던 서창 시가지에 이면도로 소방도로가 하나 더 뚫렸으니 얼마나 속시원하고 가슴이 틔었으랴. 그리하여 주민들은 깨끗하게 정돈되고 산뜻하게 포장된 2차선 소방도로를 산책삼아 거닐어도 보고 시끄럽고 먼지나는 시내버스 관통도로를 피해 자전거를 달리기도 하며 여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명색이 인구 팔만의 도시에 사는 시민으로서 소방도로를 가졌다는 긍지를 느껴 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기도 잠시, 이렇게 흐뭇하고 긍지를 갖고 거닐던 이면도로, 이 깨끗하게 정돈되고 포장된 소방도로에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각종 자동차들이 제멋대로 불법 주·정차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이 있나, 이렇게 슬금슬금 시작한 자동차들의 주·정차는 며칠 못가서 인도도 없는 비좁은 2차선 소방도로를 길 양쪽으로 발디딜 틈도 없이 빽빽하게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분명히 이 도로는 소방도로요, 자동차가 주차해도 좋다는 주차선 표시가 한군데도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주야를 막론하고 2차선 양쪽을 다 차지하고 각종 자동차들이 줄지어 주차를 하고 있으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소방도로는 불이 나면 불을 끄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불을 끄기 위해서는 소방차가 드나들어야 하는데 소방차는 그만두고 보행자의 보행마저도 위험을 피해 곡예 보행을 해야 할 형편이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웅상이 분동이 되고 거기에 따른 행정 편의를 위하여 공무원 수가 대폭 증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모처럼 주민들의 기대속에 개설된 소방도로가 제 구실을 못한다고 해서야 어디 국록을 먹는 시정 책임자들의 체면이 설 일인가.

소방도로에 소방차가 못 들어간다니 소가 웃을 일이지만 이면도로로써 주민들의 보행만이라도 위험을 느끼지 않고 자유로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전덕용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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