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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배움의 보람, 노후를 즐겁게..
사회

배움의 보람, 노후를 즐겁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12/18 00:00 수정 2007.12.18 00:00
평산노인대학 제1회 학과수료식ㆍ발표회
학과별 공연, 전시회 열고 ‘만학 기쁨’ 누려

지난 3월, 설레는 표정으로 늦은 나이에 배움의 문을 두드렸던 어르신들이 그동안 배운 실력을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평산노인대학(학장 강진상)이 제1회 학과수료식과 발표회를 열고, 한 해를 교육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

13일 평산교회에서 열린 학과수료식·발표회에는 이날 주인공인 어르신들과 가족, 내·외빈 등 1천여명이 참석해 늦었지만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어르신들의 수료식을 축하했다.
평산노인대학 강진상 학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치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며 “성실하게 강의한 각 학과 교수를 비롯해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웅상노인대학 박봉수 학장은 “근대 역사에서 많은 고통을 받으며 배움에 한이 서린 세대”라면서 “남은 학기를 모두 수료하고 졸업장을 받는 멋진 학생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진 학과수료 발표회에서 어르신들은 건강체조학과의 새천년체조, 학국어(고급)학과의 시·시조 낭송, 영어(초급)학과의 알파벳 송 등 1년 동안 배운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영어(고급)학과는 ‘봉숭아학당’을 연기와 함께 영어 버전으로 선보여 녹록지 않는 실력을 자랑했다.  

또한 미술학과, 서예학과 등은 작품전시회를 열었는데, 참석자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어르신들의 실력에 연방 감탄사를 내뱉었으며, 한글학과 시 전시장에서는 그동안 글을 몰라 표현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사연을 담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진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한편, 266명의 신입생으로 시작했던 평산노인대학은 현재 700여명의 어르신이 수업을 받고 있으며, 이날 수료식에서는 1년(2학기) 교육을 이수한 350여명의 어르신이 2학년으로 진급했다.

평산노인대학 교육과정은 15주 1학기로 모두 6학기 3년 과정이며, 입학을 희망하는 어르신들은 언제나 입학 가능하다. 한국어 초·고급, 영어 초·고급, 미술, 서예, 국악, 음악, 댄스스포츠, 컴퓨터, 성경학과 등으로 개설됐으며, 교육비와 식사를 비롯해 차량, 이·미용 등이 모두 무료며, 협력기관인 조은현대병원, 해인병원, 세민정형외과 등과 연계한 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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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산노인대학 강진상 학장
   

어르신이라는 이유로 존중받아야죠

“교회는 지역사회와 격리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산노인대학 강진상 학장(사진)은 1988년 평산교회가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부터 교회 부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교회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지역에 어린이집이 점점 많아지면서 어린이집 운영의 필요성이 퇴색하면서 어르신들의 배움과 여가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평산노인대학이다.

평산교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평산노인대학은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다. 학장이기 전에 목사이기에 성경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딜레마이기는 하지만 강 학장은 원칙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또 교육이나 식사 등 모든 것이 무료다. 그러다 보니 1년 사이 수업을 듣는 어르신도 350여명에서 700여명으로 두 배나 늘었다.

“종교를 떠나 어르신들은 어르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력하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가장 큰 어려움이 경제적인 문제다. 평산노인대학은 기타 복지시설과 달리 교회 시설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지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300여명 규모의 노인대학을 생각했지만 현재 700여명입니다. 1천여명이 넘어가면 경제적으로 힘듭니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을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강 학장은 순수한 동기와 목적에서 시작한 노인대학을 정치적 논리로 바라보지 말고, 어르신 복지를 위해서라도 지자체나 기타 단체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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