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가 속이 타는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다.“도대체 애가 앞으로 뭐가 될려고 그러는지… 단 10분을 한자리에 앉아서 공부하지 못해요. 냉장고를 몇 번씩 열었다 닫았다 해야 되고 화장실을 수십번도 들락날락거려요”그 어머니와의 전화통화 중 ‘앞으로 뭐가 될려고 그러는지’가 바로 진로라고 할 수 있다. 진로(進路)의 사전적 정의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진학 또는 직업 방향)을 말한다. 즉 앞으로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나’라는 존재감을 가지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하고 살 것이냐를 의미한다. 미국의 직업상담 전문가 존 홀랜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직업을 찾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당사자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담하는 학생 과반수가 자신의 꿈을 얘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학벌의식은 “좋은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공부만 열심히 하거라”로 아이들을 다그친다.그러다 보니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좋은 대학, 좋은 성적만을 바라보며 달려가게 된다. 반면에 요즘은 직업의 종류와 가치도 참 다양한 세상이라 새롭게 생성 소멸되는 직업이 무진장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자,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초등학교 고학년때는 일단 일과 직업이란 무엇인지,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학교 때는 자기자신을 알고, 내게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를 탐색해 봐야 한다. 이후 고등학교 때는 자신의 미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에 와서는 본인의 특기와 적성 등을 고려해서 직업을 택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 관련 기업체의 연수과정을 통해 수료증을 따거나 인턴으로 일하는 것, 자격증을 따는 것 등 하나씩 천천히 그 분야의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되겠다.그래서 1년에 단 몇일만이라도 좋으니 정기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글로 작성해 보고,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권유한다.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교육위원회가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목표를 글로 써내라는 주문을 했을 때 삶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쓴 학생은 전체의 3%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여년 후 실험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재산총액을 조사해 보니 그 3% 학생의 재산 총액이 나머지 97% 학생의 재산보다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목표를 글로 구체적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다른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삶의 질은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과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준비하는 것 만큼 미래는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