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거기에 덤으로 상까지 받는다면 그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늦은 나이에 문학세계에 뛰어들어 식지 않는 열정으로 작품을 쓰고, 그 재능을 인정받은 신인 작가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영진(61, 사진) 씨다. 김 씨는 ‘길 위의 하루’, ‘초생달’, ‘그가 있는 빈집’ 등 세 편의 시를 출품해 제50회 월간 문학저널 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했다. 아파트에서 바라본 웅상 시가지의 풍경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래한 ‘길 위의 하루’와 사람의 인생을 초승달에 빗댄 ‘초생달’, 10년 전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그가 있는 빈집’은 시인의 내면에서 절실하게 표출되는 거짓 없는 심정에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윤강로 시인은 “사실성과 관념이 평이하게 혼합돼 잔잔한 시적 상황이 굴절 없이 정직하다”며 “사물을 보는 시각과 내면의 육성이 거짓 없는 시 세계를 빚고 있다”고 평했다. 김 씨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3년을 조금 넘겼다. 천성산 문학회 회원이기도 한 김 씨는 영산대학교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에서 지난 2004년 가을학기부터 수업을 듣고 있다. 이번 출품도 김 씨의 시적 재능을 높게 평가한 이자영 지도교수의 권유로 하게 됐다. 김 씨는 “평생교육원에서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며 “늦은 나이지만 시를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실 문학에 대한 김 씨의 열정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됐다. 하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은 데다 7남매 가운데 맏이였던 탓에 마냥 좋아하는 일에 매달릴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꿈을 접고 한해 두해 보낸 것이 어느덧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생활고에 꿈을 접었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마음은 접지 않았다.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시는 가슴에 와 닿는 무엇인가가 있죠. 외롭고 슬플 때 마음의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이 바로 시잖아요”라며 시에 대한 예찬을 펴는 김 씨.김 씨는 “이제 등단을 했으니 나이를 더 먹기 전에 더욱 노력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쓰고 싶다”며 “신인 문학인으로서 지역의 선배 문학인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겸손함도 내비쳤다. 한편 김 씨는 적십자양산지구협의회 부회장으로 오랫동안 봉사생활을 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