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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칼럼]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한해가 되자..
사회

[박성진칼럼]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한해가 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1/01 00:00 수정 2008.01.01 00:00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천성산에 오른 시민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새해 소망을 기원하였으리라. 일신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 사회의 안녕과 국가경제의 발전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바랄 수 밖에 없는 이러한 목표들은 언제나처럼 한해의 모두(冒頭)에 신성하게 마음으로부터 희구되었다.

붉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가슴은 알 수 없는 희열로 가득차고, 산 정상을 나지막히 떠도는 차가운 기운은 고요한 마음을 경건하게 하는 서기(瑞氣)로 가득하다. 누가 새해 첫 아침 일출이 전개되는 산 정상에 서서 참인간이 되지 않을 것인가. 서로를 바라보고 맞잡은 두 손마다 우의와 화합의 소통이 이루어짐이 지극히 당연하지 않은가.

새로 맞는 한해의 아침에 지족(知足)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자신의 분수를 알아 족한 줄을 앎’. 분수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하는 사람은 이 말이 쉽지 않은 교훈임을 알리라. 분수를 안다는 것은 최대한 자신을 겸손하게 함으로써 세간의 비난을 듣지 않음이라 할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의 대통령선거에 이어 4월의 국회의원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당선으로 한껏 힘이 실린 한나라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 과정에서의 공로를 내세워 직·간접적으로 공천을 희망하는 인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오근섭 시장이 대선 직전에 한나라당 재입당을 선언하면서 공천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시의회 의원들의 정치적 행보도 바빠지게 됐다. 당적을 가진 의원이건 아니건 지난 대선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를 했고, 나아가 총선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부산해질 전망이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장은 다소 미묘해졌다.

그동안 예리하게 각을 세웠던 집행부의 수장 오 시장이 입당하게 되면 같은 ‘당원동지’가 되니 적전분열을 넘어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도 안되는 혼미한 정국이 되고 만 것이다. 또 같은 당 소속 의원이면서도 이명박 대선가도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의원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지방정가를 뜨겁게 달굴 제 2의 라운드가 진행돼 가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정서상 가장 영향력있는 정당인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보면, 김양수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오 시장의 입당이 변수로 작용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게 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겠다.

최근 새로운 이름만 하더라도 3~4명이 자,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런 인사들 주변으로 이해득실을 셈하는 지역 인사들이 세몰이 형국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앞으로 남은 총선일정을 감안할 때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그동안 암중모색해 왔던 인사들이 나름대로 전면에 나서 정치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그들이 지역에 자리잡아 왔던 전력이나 향토에 대한 공헌도 등에 일반인들의 관심이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포스트 주변 인사들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새로울 따름이다.

이미 지역정치에 투신해 진출하거나 그렇지 못한 인사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에 모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자신에게 정직하고 시민 앞에 투명하자’는 것이다. 입문하기 위해서 숱한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해 놓고는 막상 되고 나서는 민생은 뒷전이고 자신의 영향력 확산과 개인의 영달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든지 시민을 대변하는 소임을 다하기 위한 공부와 노력을 게을리 한다든지 하는 행태는 차제에 사라져야 한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자신의 분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뜻을 받드는 일에 다름아니다. 어떤 자리이건 그것이 권력을 과시한다든지 특정한 이익을 창출하거나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해를 좇는 해바라기처럼 양지를 찾아 비굴한 처신을 일삼는다면 맨먼저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이다.

넉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정국을 예상해 보면 이합집산이 무수히 이루어지겠지만 그것이 풀뿌리민주주의의 한 방편으로 보편화되지 않고 반목과 불화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에는 시민 모두가 제자리를 찾는 한해가 돼야겠지만 특히 정치인들이 제자리를 찾아서 시민들로 하여금 걱정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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